◎“보수성향 강한곳” … 타교단에도 영향 대세 이룰듯/교회세계화·사회복지·여성분야등서 큰역할 기대한국개신교 최대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김기수목사)에서도 여성목사·장로가 탄생하게 됐다. 예장통합은 3월7일부터 5월9일까지 소집된 전국 51개 노회에서 지난해 9월 총회에서 의결된 「여성 안수(목사 장로의 임명예식)에 관한 헌의안」을 최종 확정했다. 개신교의 장자교단인 예장통합은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어서 이번 결정은 타교단에도 영향을 미쳐 앞으로 여성목사 허용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교단은 여성목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주요 교단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일제강점기인 1930년과 74년에 각각 여성들에게 목사직 문호를 열었다. 이들 교단은 지금까지 은퇴목사를 포함해 감리회가 1백31명, 기독교장로회가 59명을 각각 배출했다.
황필규(39)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홍보실장은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교류가 잦아지면서 각 나라 교회에서 한국 최대교단에 여성목사가 없다는데 의아심을 표시해왔다』며 『여성목사 허용은 교회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필연적 추세』라고 평가했다.
예장통합의 첫 여성목사는 내년 4월5일 목사고시를 거쳐 가을 노회에서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교계에서는 현재 목사고시 응시자격을 갖춘 여성교역자 3백여명 중 1백명 가량이 고시에 응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목사를 지망하는 남금란(31)전도사는 『기존의 조직교회보다 학원이나 병원, 미혼모, 윤락녀 선교등 사회복지 및 여성분야에서 여성목회자들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여성 고유의 목회영역을 개발하겠다는 욕구가 여성교역자(목사 전도사)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여성교역자들이 목사가 되기를 열망하는 이유에는 현실적 어려움도 있다. 신학대학을 나와도 교회에서 맡을 수 있는 직책은 임시직인 전도사뿐으로 복지혜택이나 은퇴 후 생활보장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93년에 예장전국여교역자연합회가 펴낸 「여교역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여성전도사가 받는 한달 평균 사례비는 50만원 이하인 경우가 63%였다. 그래서 이들은 이번 결정이 성차별을 해소하고 인권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반기고 있다.
예장통합측의 여성안수에 관한 헌의는 1933년 함경남도 노회여신도들이 처음 시도한 이래 여러 차례 계속됐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남성우위사상과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등의 성경구절에 대한 해석문제로 번번이 부결됐고 91년에는 관련 헌의 자체를 3년간 불허한다는 총회결의가 내려졌었다.
윤문자(55·여·대한기독교감리회목사)한국교회여성연합회총무는 『여성안수제도의 실천에 최대 장애물은 가부장적 권위주의 문화전통』이라고 지적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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