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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국쌀 수용뜻·일에 공급요청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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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국쌀 수용뜻·일에 공급요청 안팎

입력
1995.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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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 더 방치 불능” 판단한듯/「체면손상」감수 대남정책변화 조짐 분석/일쌀 제공받은후 한국산은 거부할지도북한의 이성록 국제무역촉진위원회위원장이 26일 일본연립여당의 방북단 대표들에게 일본쌀의 원조를 요청하면서 한국정부가 조건없이 제공한다면 한국쌀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북한의 대남정책의 변화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이곳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최근 수년간 잇따른 흉작으로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은 우리의 인도적인 차원에서의 긴급원조 제안을 『식량이 부족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해 왔다.

그러던 북한이 이날 종전의 태도를 바꾸어 일본측에 대량의 쌀을, 그것도 가능한 한 빠른 시일안에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 것은 그동안 부정해왔던 식량난이 매우 심각,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최근 태국으로부터 30만톤의 쌀수입계약을 체결, 이미 1차분인 5만톤을 수입했지만 아직도 최소한 70만∼80만톤은 부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위원장의 이번 방일목적은 금년 가을로 예정돼 있는 북일 우호문화페스티벌에 관해 협의한다는 것이지만 대표단에는 북한의 쌀 무역회사 부사장도 포함되어 있어 쌀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는 지금까지 대북쌀원조에 대해 외교관계가 없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날 북한의 요청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일본총리는 북한의 요청에 대해 조속히 검토를 끝내라고 해당각료들에게 지시한 것이다.

연립여당측의 입장은 일본정부보다 더 적극적이다.

연립여당은 정부차원의 지원이 아닌 상업베이스에 의한 지원형식을 취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중인데 일본정부도 북한에 대한 쌀지원이 대북 수교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이번 일이 성사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일본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제안은 대일및 대남정책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북한이 식량사정이 워낙 다급하여 우선 쌀을 들여놓고 보자는 생각에서 한국 쌀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으나 일본의 쌀을 수입한 후 한국측의 제안은 또 다른 트집을 잡아 거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도쿄=이재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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