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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대일관 50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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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대일관 50년(사설)

입력
1995.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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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의 부정적인 대일관은 여전하다. 매섭기까지 하다. 이러한 일본관은 한국일보와 일본 요미우리(독매)신문이 광복 50주년기념으로 공동실시한 한·일 양국민의 의식조사에서 다시한번 확인됐다. 전후 반세기라는 세월이 흘렀는데도 68%가 일본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갖고 있다는 것은 식민통치에 대한 응어리가 아직도 가슴에 맺혀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이번 조사는 한·일양국 국민외에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등 5개국 국민의 의식도 같이 조사했다.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아시아 여러나라의 생각을 동시에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선린우호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더듬고 공동발전을 모색한다는 점에서도 아주 뜻있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조사결과 이들 나라의 한국과 일본관은 모두 긍정적이었다. 유독 한국국민의 대일관만 부정적이었다는 사실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이는 지난 반세기 동안의 일본의 미지근한 전후처리 자세를 비판하는 의견의 반영이기도 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양국 국민의 70%이상이 「태평양전쟁중 일본이 저지른 행위가 양국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일본은 이를 해결하기 보다는 교과서 왜곡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이를 흐리려는 자세를 견지해왔다. 오히려 29일의 「아시아 공생제전」이란 해괴한 잔치까지 준비하는등 전쟁을 합리화시키려 발버둥치고 있는 한심한 실정이다.

한국국민의 82.8%가 식민통치를 경험하지 않은 전후세대인데도 부정적인 대일관을 가진 것으로 드러난 68%란 무거운 수치는 이같은 일본의 자세에 기인한다. 일제를 경험한 60대의 76%엔 미치지 못하지만 20∼40대도 63.7∼71.8%란 높은 비율로 이같은 의견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도 가볍게 볼 수 없다.

조사에 응한 한국국민의 44.3%가 양국관계발전을 위해 일본이 해야할 일로 「태평양전쟁 피해보상」을 든 것이나 이해증진을 위한 그 첫번째 조치로 「충실한 역사교육」(36.9%)을 꼽은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양국국민의 과반수가 미래의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한국 53.9%, 일본 59.3%)을 하고 있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전후처리란 양국관계의 걸림돌 제거를 전제로 하고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과거가 청산되지 않은 선린우호는 알맹이가 빠진 허상일 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일양국정부는 양국신문의 이번 공동조사에서 드러난 양국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애증이 뒤얽힌 양국관계를 진정한 파트너관계로 발전시키는데 광복50년을 그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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