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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 최대호황 “없어 못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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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 최대호황 “없어 못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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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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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조선 등 활황힘입어 만들자마자 팔려나가/설비확장·첨단공법 도입열기… “제2 도약기”포항제철의 광양제철소 핫코일 야적장에는 핫코일이 거의 없다. 냉연코일 야적장은 더욱 텅 비어있다. 핫코일이든 냉연코일이든 야적장에 쌓아둘 틈이 없다. 만드는 즉시 팔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들어 철강제품은 없어서 못팔고 있다. 포철이 만드는 핫코일 냉연코일등은 물론 고철을 가공해 만드는 철근 형강등도 마찬가지다. 철근의 경우에는 특히 품귀와 함께 가수요현상까지 일고 있다. 지난 90년 포철의 냉연코일 야적장을 가득 메우고도 모자라 2, 3층으로 재고품을 쌓아놓던 때와는 전혀 딴판이다.

이처럼 철강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자동차 전자 조선등 주요 철강소비업종의 경기가 수출과 내수호조로 전례없는 호항을 보이고 있는데다 건설경기까지 사회간접자본확충등에 힘입어 점차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수요업종인 자동차나 조선은 엔고이후 수출이 크게 늘어나 철강수요의 급증세를 뒷바침하고 있다. 이같은 철강경기의 호황세는 올해 내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철강산업이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철강업계는 전례없는 호황을 맞으면서 앞으로도 수요증가추세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 너도나도 신증설경쟁에 나서고 있다. 광양4기를 끝으로 더 이상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고로를 짓지 않기로 했던 포철이 24일 전격적으로 3백만톤규모의 광양5호기를 98년까지 짓겠다고 발표했으며 한보는 97년까지 아산만에 7백만톤규모의 핫코일공장을 짓기로 하고 한창 공사중이다.

인천제철 동국제강 한국철강 미주제강등 전기로업체들이 설비증설에 나섰으며 현대그룹도 철강산업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기업들의 이같은 활발한 투자계획으로 미루어 2000년께 국내 조강생산능력은 5천만톤으로 지난해 3천5백80만톤보다 4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철강업체들의 최근 설비확장은 특히 품질을 고급화시키기 위한 첨단제조공법 도입과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어 국내 철강산업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산업의 경우 부가가치가 낮은 철근라인을 줄여 라운드바와 선재의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으며 다른 전기로업체들도 고장력철근의 생산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비증설을 추진중이다.

철강업체들의 설비투자가 국내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국내기업들의 해외투자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등 동남아에 집중되고 있다. 베트남에는 포철 부산파이프등이 현지기업과 합작으로 강관공장을 건설해 가동중이며 봉강공장도 준공을 앞두고 있다. 포철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으로부터 일관제철소 건립제의를 받아 타당성을 검토중이며 일본의 신일철과 함께 태국에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에는 포철이 아연도공장을 건설할 계획이고 한보철강이나 동양석판등도 철근 석도강판공장등을 건설키로 했다.

포철을 선두로 활발한 설비확장과 함께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국내 철강산업은 앞으로 상당기간 국내 경기활황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종재 기자>

◎우리 철강산업의 세계 위상/작년 조강생산능력 3,374만톤 “세계 6위”/냉연강판 등 가격경쟁력은 일·미에 앞서

국내 철강산업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대표산업중의 하나다. 한국의 철강산업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생산능력이 세계적으로 10위권 안에 있는데다 품질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조강생산능력은 3천3백74만5천톤. 세계 6위권이다. 국내 최대업체인 포철만을 기준으로 하면 개별업체로는 일본의 신일철에 이어 2위다. 포철이 새로 짓기로 한 광양5호기가 완공되는 98년께 포철은 현재 추진중인 박슬라브공장, 냉연공장등의 증설분까지 합쳐 2천8백만톤 조강능력의 세계 최대기업이 된다. 인천제철이나 동국제강등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들어내는 전기로부문의 국제적인 위치는 5위권이다. 전기로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지 32년밖에 안됐고 일관제철의 역사 또한 27년에 불과한 한국의 철강산업이 차지하는 국제적인 위상은 이처럼 생산능력면에서 모두 10위권 안에 있는 것이다.

생산규모뿐만 아니라 품질도 이미 세계적 수준이다. 핫코일 냉연코일 철근 형강 중후판등 널리 쓰이는 철강제품의 경쟁력은 어느 국가의 제품보다 뛰어나다. 이는 미국의 GM, 일본의 닛산 혼다 미쓰비시등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들이 한국산 냉연강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거나 곧 사용키로 했다는 사실에서 드러난다. 인천제철의 H빔은 철옹성으로 인식되던 일본시장을 뚫었으며 고려제강의 와이어로프는 미국에서 외국업체중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가격경쟁력은 물론 세계 최고수준이다. 미국의 세계적 철강전문연구기관인 WSD 조사에 의하면 94년 한국산 냉연강판의 톤당 제조원가는 4백58달러로 나타났다. 6백60달러선인 일본이나 독일, 5백14달러선인 미국보다 적어도 50달러이상의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엔고이후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져 해외시장의 주문을 모두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는 정도다.

국내 철강산업은 그러나 고기술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제품구조도 일부 범용제품에 국한돼 있는 문제점을 안고있다. 특수강의 생산비율을 보면 지난해 전체 조강중 9.1%에 그쳐 그 비율이 18.4%인 일본이나 독일(15.9%) 이탈리아(13.6%)등보다 낮다. 그러나 최근들어 국내 기업들이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설비증설과 연구개발투자 열기로 미루어 국내 철강업계가 고부가제품을 본격 생산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이재열 기자>

◎포커스/포항제철 김종진 사장/“세계 철강시장 경쟁 날로 치열/첨단기술 개발에 온힘 쏟아야”

포항제철 김종진사장은 『국내 철강경기는 상당기간 활기를 띠겠지만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첨단제품 생산체제를 갖추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05년 세계 초일류 철강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포철의 김사장으로부터 최근 세계 철강업계의 동향과 포철의 계획을 들었다.

―세계 철강산업의 최근 동향은.

『80년대 중반까지 급격히 경쟁력을 상실하던 미국 유럽연합등 선진국들이 수년전부터 철강산업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고 대대적인 설비합리화에 나서면서 경쟁력이 급속히 살아나고 있다. 대만 중국 터키등 개도국들은 지속적으로 철강설비 증설에 나서 국제 철강시장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수급은 다소 완만하게 늘어나 96년께 조강능력은 세계적으로 10억톤을 넘어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이다. 이에 따라 국가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장기 국내 철강수급 전망은.

『국내 경기호황과 엔고등으로 국내 철강수요는 94년에 이어 올해에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조강수요는 당초 통상산업부가 전망한 2001년 4천8백43만톤보다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포철은 연간 3백만톤 조강능력의 광양 5고로를 새로 짓고 스테인리스 42만톤, 후판 1백만톤, 얇은 열연코일 1백80만톤, 냉연 1백80만톤 생산설비를 갖춰 98년께 2천8백만톤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철강부분 발전계획은.

『지난해부터 인력개발 조직의 효율화 기술개발 투자확대 사업다각화 물류개선 선진적 노사관계 정착등 8대 경영방침을 근간으로 「포스코 비전 2005」계획을 수립, 추진중이다. 이 계획으로 포철은 철강 건설 엔지니어링 정보통신등 3대사업을 기축으로 한 복합기업으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이를 위해 앞으로 10년간 20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설비 신예화와 신기술을 활용한 고로건설, 첨단제품 생산체제구축등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개발비로만 이 기간중 3조5천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중국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등 해외에 해외투자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 2005년 해외생산 2백만톤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철강업계의 과제는.

『세계 철강기업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용융환원제철법, 박슬라브생산등 차세대 철강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과다한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해상수송비율을 높이고 중계기지 건설등 지금까지와는 전혀 새로운 대응체제를 갖추어야 한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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