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결단”시사 비서진 철수KT측/“지자제 볼모로 버티기” 비판동교계민주당이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지자제선거를 한달앞둔 상태에서 이기택총재가 25일 경기도지사후보경선 진상조사결과에 반발, 총재직사퇴등 초강경자세로 선회했기때문이다. 이에따라 민주당은 지난 2월 분당직전사태까지 갔던 전당대회갈등이후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있다.
이총재는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경기지사후보경선문제 진상조사위의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처리방안을 논의하던 도중 자리를 떠났다. 조사위가 이총재측의 향응및 금품제공행위를 당헌 당규위배로 규정한 것에 대해 편파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이총재는 진상조사위의 조사결과가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기위한 동교동계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같다. 이총재는 총재실을 나서면서 비서진들에게 당사철수를 지시했다. 그는 이날 하오 김천·금릉지구당개편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런 정당의 대표를 더 해야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지않을 수없다』고 말했다. 총재직사퇴등 중대결단을 시사한 심경의 일단을 내비쳤다.
이총재는 지구당개편대회를 마치고 상경, 서울역으로 마중나온 권노갑 부총재등에게 『나는 그만둘테니 총재대행체제로 선거를 치러라』고까지 말해 총재사퇴결심을 굳혔음을 암시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화해분위기였던 이총재측과 동교동계가 하루사이에 최악의 갈등상황으로 돌아섰다.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이 경기경선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이총재측의 이규택의원문병까지 하면서 직접 수습에 나섰던 노력도 별성과없이 제갈길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이총재측은 동교동계가 표면상으로는 화해제스처를 보이면서 뒤에선 이총재에게 결정적인 상처를 입히려한다면서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심지어 각 지구당에서 지자제후보공천결과에 대해 불만을 품은 당원들이 당사에 연일 몰려와 난동을 부리는 것도 그 배후에는 이총재를 흠집내려는 동교동계의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고있다. 이총재는 『요즘의 중앙당폭력은 지구당의 공천불만을 빙자한 일부 계파가 뒤에서 조종, 나를 상처내고 흠집내기위한 것』이라며 사실상 동교동계를 겨냥했다.
사태가 예기치않게 전개되자,이날 상오 총재단회의에서 이총재를 몰아붙였던 권노갑 부총재등이 뒤늦게 이총재 달래기에 나섰으나 이총재는 좀처럼 마음을 돌리지않고있다. 권부총재등 총재단은 이날 저녁 시내 한 음식점에서 이총재와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 설득을 계속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총재진영내에서는 「아예 이기회에 갈라서는 것이 낫겠다」는 탈당불사론까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이총재의 강한 반발에 대해 동교동계에서는 『지자제선거를 볼모로 한 버티기』라며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태를 악화시킨데에는 동교동계의 책임도 없지않다는 지적도 많다. 때문에 동교동계가 화해와 봉합쪽으로 방향을 잡아놓고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이총재를 궁지로 몰아붙인 것은 정치력부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이총재의 초강수에 대해 당내에서는 동교동계를 견제하기 위한 일시적 제스처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총재진영의 기세로 미루어 분당등 최악의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는 위기감이 점점 고조되고있다.<이계성 기자>
◎이 총재 “이런 정당대표 더해야 하는지…”/「민주내분」 심야 막후절충/총재단회의 박차고나와 서울역행/권노갑 부총재의 화해시도도 무위
이기택총재는 25일 경기지사후보경선문제 진상조사위의 조사결과에 반발, 총재단회의자리를 박차고 나오면서 비서진들에게 『당장 철수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곧바로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김천·금릉지구당개편 대회장으로 향했다. 김원기 부총재가 역까지 뒤쫓아왔으나 심기를 누그러 뜨리지 않았다. 이총재는 개편대회장에서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자괴감을 토로한 뒤 『이런 정당의 대표를 더 해야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총재직 사퇴등 중대결단을 강하게 시사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자 위기감을 느낀 동교동계가 이총재달래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하오 국회에서 긴급 총재단간담회를 갖고 수습책을 논의, 이총재가 상경하는대로 설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은 권노갑 부총재와 박지원 대변인을 동교동으로 불러 이들을 나무란 뒤 서울역으로 이총재를 마중나가 설득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에서 내리는 이총재를 만난 권부총재는 인사를 위해 손을 내밀었으나 이총재는 뒷짐을 지면서 슬그머니 뿌리쳤다. 이어 권부총재등은 서울역장실에서 이총재를 설득했지만 그는 『나는 당을 떠날 테니 총재대행체제로 해보라』며 강경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권부총재는 『선거를 앞둔 지금 당이나 모두를 위해 절대 그렇게는 안된다』면서 『내가 도울테니 다시 단결해보자』고 화해를 시도했으나 소용없었다.
이총재는 강권하다시피 하는 권부총재에게 이끌려 시내 한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에는 한광옥 유준상 김근태 부총재등 총재단도 합류해 이총재를 설득했다. 그러나 이총재는 별말 없이 1시간쯤 앉아있다 선약을 이유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총재는 시내 모처에서 강창성 이장희 박계동 의원등 측근의원 및 장경우후보등과 만나 향후 거취등에 대해 협의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경기경선대회장의 폭력사태와 관련, 권부총재등에 대해 고소고발건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총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참모들도 알 수 없다』면서 『앞으로 2∼3일이 고비가 될 것같다』고 말했다.<이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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