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예술 대가 파란만장한 삶 그려『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평범한 아낙으로 요조숙녀의 길을 가지, 가시밭길같은 국악인의 삶은 반복하고 싶지 않다』 지난 4월 타계한 판소리명창 만정 김소희여사는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악계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통하는 그의 가슴속에도 응어리와 회한이 녹을 줄 모르고 남아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전통예인 백사람」(이규원 지음)은 이처럼 모진 세월속에서도 속내 깊은 예술세계를 지켜온 전통예인 1백10명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렸다.
6현 16괘에 수놓은 휘모리인생 강동일(거문고),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을 섭렵한 국악계 신세대 박범진(피리), 복식호흡으로 뽑아내는 신비의 공명 이생강(젓대), 잡가에 실려온 70년 영원한 소리꾼 묵계월(경기십이잡가), 절망과 한의 몸짓에 소리매김 극치 박홍도(문둥북춤)…. 각 분야에서 대가의 경지에 오른 이들의 삶을 모은 이 책은 곧 우리 전통예술사라고 할 수 있다. 기악, 소리, 춤, 무속, 공연·놀이·의례등 다섯 부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우리 전통예술의 계보도 수록했다. 대부분 노년에 접어들어 언제 다시 볼지 모를 이들의 최근 모습을 담은 사진도 볼만하다. 현암사간·2만3천원<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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