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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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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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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기차를 타면 덜컹거리는 완행열차로도 신촌까지 5분, 가좌 수색까지는 10여분밖에 안 걸린다. 그 길을 버스나 승용차로 가면 도심을 거쳐 적어도 30분, 막히면 1시간도 걸린다. 수색을 지나 화전 능곡 일산신도시까지 철도길이 잘 닦여있다. ◆그러나 1시간에 한번 가뭄에 콩 나듯 가끔 다니는 열차는 항상 텅텅 비어있다. 수색에서 서울역까지, 능곡 화전과 일산에서 도심이나 서울역까지 하루에도 수천 수만대의 버스와 승용차가 다닌다. 시계에서 도심에 이르는 도로란 도로는 출퇴근 시간마다 끔찍한 체증을 겪는다. 거대한 주차장처럼 꽉 막힌 도로에서 텅 빈 철도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절망감같은 걸 느낀다. ◆없는 길도 돈을 들여 뚫어야 할 형편인데 저렇게 잘 닦인 황금같은 철길을 그냥 놀려두는 것은 무슨 심사일까. 교외선과 경춘선 경의선 경원선등 수도권 철도를 한번이라도 타본 사라들은 우리 행정의 한심한 실상에 대해 개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정치와 행정을 3류 4류 수준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수도권 철도의 경우는 수준을 논하기 전에 자세부터가 실망을 넘어 절망을 느끼게 한다. 서울과 수도권의 교통문제가 심각하다는데 어쩌다 한번이라도 생각이 미친다면 어떻게 저렇게 무심할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있는 철도만 잘 활용해도 도심에서 의정부등 북쪽 방향, 또 청량리 넘어 시계까지 동쪽 방향, 수색넘어 서쪽 방향등 사방으로 체증을 시원하게 뚫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교통문제는 어느 나라나 방법이 없다』는 당국자들의 말에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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