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경보장치 건드려 들통나/정신이상자·극우요원 가능성【워싱턴=이상석 특파원】 미백악관 경호체제에 또다시 허점이 노출됐다.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청사 폭파사건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은 23일(이하 현지시간) 대통령이 거처하는 백악관 관저내 정원에서 총격사건이 발생, 워싱턴의 경호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백악관측이 지난 20일 백악관 북쪽 도로인 펜실베이니아 가의 차량 통행을 금지시키는등 대통령 경호강화책이 실시된뒤 사흘만에 일어나 미국민을 더욱 경악시키고있다.
사건의 발단은 하오 10시 45분께(한국시간 24일 상오11시30분) 무장괴한 1명이 백악관 남서쪽 출입문 담장을 뛰어넘으면서부터 비롯됐다.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 거주하는 르렌드 윌리엄 모제스키(37)로 신원이 밝혀진 이 괴한은 담장을 넘으면서 전자감응 경보장치를 건드리는 바람에 침입직후 곧 발각됐다. 몰려든 백악관 경호요원들이 『멈춰라』라는 구두경고를 했으나 모제스키는 경호요원을 향해 리벌버 권총을 발사하면서 대항했다. 모제스키는 대통령 관저앞 20∼25지점까지 뛰어가다가 결국 경호원의 응사로 왼쪽팔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체포됐다. 이때 경호요원 1명도 범인과 총격전을 벌이다 왼쪽팔에 부상을 입었다. 백악관은 사건직후 『백악관 경호원과 범인등 2명은 곧바로 백악관 인근의 조지 워싱턴대학병원에 긴급 후송됐으나 두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라고 발표했다.
사건당시 클린턴대통령은 민주당 선거위원회에서 연설한뒤 백악관 관저에 돌아와 리언 파네타백악관비서실장과함께 회의를 주재하던 중이었다. 클린턴대통령은 총격사건의 보고를 받은뒤 최근 더욱 빈번해진 백악관 침입기도사건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회의를 즉각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관저에 머물러 있던 클린턴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여사와 외동딸 첼시아도 이날 갑작스런 총격으로 몹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측은 사고직후 백악관경호를 책임진 재무부의 론 노블부장관을 책임자로한 사고조사반을 구성, 범인이 입원한 조지워싱턴대 병원에 급파하는등 세부수사에 착수했다. 백악관측은 이와함께 경호병력을 백악관주변에 수 간격으로 촘촘히 증강배치하는 한편 백악관 남쪽뜰에 대형 서치라이트를 비추면서 즉각적인 현장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 의하면 수사당국은 모제스키의 범행동기와 관련, ▲정신이상에 따른 우발적인 범행 ▲미연방정부에 불만을 품은 극우단체 요원의 소행 ▲클린턴대통령의 공격무기 소유금지 입법에 반대하는 미총포협회(NRA)소속원의 범행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진행시키고 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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