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조각에 한국전통미담기 한평생/독창적 예술세계로 국제적 거장 명성24일 72세를 일기로 타계한 조각가 문신씨는 한국전통의 미를 추상조각에 담는 독창적 예술로 국제적 거장의 반열에 오른 작가이다. 자크 도판느, 레스타니등 프랑스의 저명한 평론가들이 문씨를 세계화단의 지평에서 평가했는데 그런 평가는 서양미술의 모방을 지양, 한국적인 것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한 그의 독창성과 치열한 예술혼의 결실이었다.
그의 창작열은 90년대 초 위암선고를 받고도 타계전까지 개인전(27일∼7월31일·문신미술관)을 위해 빈틈없는 작업을 해온데서도 알 수 있다. 흑단나무 브론즈 스테인리스등 강건한 재료를 사용한 그의 조각은 시머트리(좌우균제·균제)의 균형과 질서를 따라 전개된다. 그의 조각은 직선과 곡선이 교차하는 역동적 변화를 이루기도 하고 풍성한 양감으로 변주되기도 하는데 끄트머리에 이르러 좌우균제가 미묘하게 깨지는 자연스러움에 의해 완성된다. 「주목」 연작, 「하나가 되다」 「1991―2」등 그의 작품은 이런 질서속에서 삶의 충동과 의지, 살아 있는 것들의 기쁨을 육성으로 전달한다. 그 육성은 장엄과 경건, 신비, 에로티시즘등을 거느린 복합적 울림으로 다가온다.
파리유학시절 회화에서 조각으로 전환한 그는 80년 고향 마산에 정착했다. 90년대 들어 프랑스를 비롯,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헝가리와 유고슬라비아에서 초대전을 갖는등 한국의 예술을 세계에 알렸다. 92년 10월에는 제11회 세종문화상 상금으로 받은 6백만원을 안익태기념사업기금으로 한국일보사에 기탁하기도 했다. 고인의 고향사랑하는 마음은 94년 5월 마산시 합포구 추산동에 세운 문신미술관으로 남게 됐다.<최진환 기자>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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