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제작·외국만화로 구색맞추기어린이에 대한 TV의 무신경과 푸대접이 갈수록 심하다. TV 3사가 어린이 드라마 한 편도 없이 지내온게 벌써 2년이 넘는다.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포기한 지 오래고 방송시간까지 줄어들고 있다.
MBC와 SBS의 경우 어린이 프로그램은 자체 제작물이 전무(전무)하다. 1백%를 외국만화에 의존하고 있다.
공영방송인 KBS도 비슷해 자체 제작프로라고 해야 2 TV 「퀴즈로 배웁시다」하나 뿐. 만화영화가 아닌 1 TV 「동물의 세계」와 「TV여행 먼나라 이웃나라」는 외국프로그램을 재구성한 것이다.
이번 봄철개편에서 MBC는 「만나요 TV친구」 「명탐정 추리소설」을, SBS는 「세계로 싱싱싱」 「우리끼리 또래끼리」를 폐지해 버렸다. 자연히 어린이대상 방송시간도 MBC는 1주일에 3백분에서 2백20분, SBS는 4백5분에서 2백50분으로 줄었다. 90년에 비해 절반밖에 안되는 시간이다.
제작여건이 열악한 EBS가 그나마 다양한 어린이 오락·교양물을 공들여 만들고 방송하는 것이 다행이다. EBS는 드라마 「언제나 푸른 마음」을 비롯해 「우리들의 동요」 「꼬마 요리사」 「컴퓨터는 내친구」 「선생님 질문있어요」등을 방영하고 있다.
만화영화의 지역별 편중현상도 심각하다. 재방송물인 KBS 1의 「2020 원더키디」를 빼면 새로 선보인 2TV 「꼬비꼬비」가 유일한 한국 만화영화이다. 나머지 TV 3사의 11편이 모두 일본과 미국 것이다.
SBS가 내보내는 네 편의 만화영화(우주소년 아톰, 밀림의 왕자 레오, 슈퍼 그랑조, 배트맨)도 알고 보면 모두 한 번씩 TV에서 소개됐던 것들이다. 내용도 「출동 지구특공대」(KBS 2)와 「바람돌이 소닉」(MBC)처럼 환경보호나 생활예절을 표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그 속의 폭력성과 선정성은 여전하다.
이런 현상이 방송사의 상업성 중시와 어린이프로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임은 말할 것도 없다. 서울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는 『방송사의 외화방영비율(5∼ 20%)을 어린이, 성인 대상으로 엄격히 구분해서 자체제작을 외면하고 외국만화영화를 남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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