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사실부인하다 청와대연락후 시인/“주내에 사법처리” 밝히며 홀가분한 모습○…대검 중수부는 23일 이형구장관에 대한 내사사실이 이미 언론에 보도됐는데도 이를 극구부인하는등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중수부 관계자들은 이날 상오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히 부인하다 청와대와 연락을 취한 뒤 상오 9시께 이를 처음 시인했다.
○…중수부 관계자들은 내사사실 보도에 몹시 곤혹스러워하면서도 홀가분한 표정을 지어 검찰이 이장관의 혐의사실을 오래전에 확인하고도 외압에 밀려 덮으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중수부는 내사사실을 처음 시인한 직후 곧바로 『이미 확증을 잡았다. 이번주내로 사법처리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혀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가 「순수한」 기획수사였음을 수차례 강조, 오히려 수사착수 배경과 관련해 「야당 정치자금 제공」등 갖가지 설이 나돌고 있다.
이원성 중수부장은 『장기저리인 시설자금 대출이 대부분 특혜일 가능성이 높다는데 착안한 순수한 인지·기획수사』라며 『검찰이 누구의 지시나 투서로 움직이던 시대는 지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장관이 사법처리되면 현직장관으로서는 정부수립후 두번째이며, 특히 구속돼 유죄판결을 받으면 최초의 불명예가 되는 셈이다.
임영신 초대상공부장관은 49년5월 상공부 직할업체들로부터 수백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등으로 불구속기소됐으나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장관에게 뇌물을 제공한 업체중에는 지난 3월 구속된 덕산그룹 박성섭 회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자 금융계등에서는 『덕산그룹 사태로 추가구속될 사람이 줄줄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노동부직원들은 23일 초상집분위기속에 일손을 놓고 삼삼오오 모여 수사배경등을 점쳤다. 직원들은 현대자동차사태등으로 순탄치 않은 노동정국에 돌출한「장관수뢰」라는 변수가 향후 노동계에 미칠 파장을 걱정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산업은행총재로 4년간 재직했다면 솔직히 털어서 먼지가 안날수 있겠느냐』며 『경제부처차관을 6년이나 지냈고 향후 재정경제원장관감으로 인정받던 이장관의 불명예퇴진은 공무원사회의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장관은 22일 밤 최승부 차관 김상남 기획관리실장등과 부부동반으로 예술의 전당에서 오페라 「안중근」을 관람한뒤 귀가, 하오9시40분께 모처에서 전화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청양출신인 이장관은 64년 경제기획원 예산국에서 공무원생활을 시작해 이재국장 재무부1차관보 경제기획원 재무부 건설부차관등 현정부내에서는 보기드문 경제통.
산은총재에서 지난해 12월23일 노동부장관으로 입각한 이장관은 노사분규대응에 집중됐던 노동부조직을 산업인력의 고용정책중심으로 개편하고 노사화합분위기를 이끌어내는등 일처리솜씨를 인정받았었다.<송용회·이희정 기자>송용회·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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