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개막된 제48회 칸국제영화제가 중반을 넘어섰다.23일 현재 본선에 오른 24편 중 벌써 절반 이상이 소개됐으나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작품이 없는 것이 이번 영화제의 특징이다.
질 자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좋은 영화를 만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좋은 시나리오가 없기 때문』이라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개막식영화로 상영된 프랑스의 「잃어버린 도시의 아이들」은 4년전 컬트영화인 「델리카트슨 사람들」을 만든 장 주네와 마크 카로가 다시 손잡고 만든 비슷한 유형의 영화. 초현실주의적인 화면에 특수효과까지 동원한 대작영화이다.
지난 몇년간 할리우드 영화가 계속 개막식 영화로 선정되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는데 이번에 프랑스영화가 선택됐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 했다.
타이완 감독 허우 샤오시엔(후효현)의 「좋은 남자 좋은 여자」는 1940년대말과 현재의 타이완을 오가며 굴곡이 많았던 역사 속에 타이완인의 현재의 모습을 찾고 있는 영화. 슬픔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안으로 억제하는 차분한 연출이 돋보였다.
본선영화 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영화는 그리스 감독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율리시스의 시선」과 유고 감독 에밀 쿠스트리차의 「언더그라운드」. 두 작품 모두 영화제 후반에 공개될 예정이어서 이 두 영화가 상영되고 난 다음에야 그랑프리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 1백주년 기록영화전에 출품된 장선우감독의 「THE CINEMA ON THE ROAD(씻김)」는 25일 칸 시내 이라마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칸(프랑스)=김대현 영화평론가>칸(프랑스)=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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