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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50년 우리문학 재조명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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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50년 우리문학 재조명 활발

입력
1995.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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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특집구성·학술세미나 등 잇달아/국문학자가 뽑은 대표소설에 「무정」­「광장」/해방전후 대표시인엔 김소월­서정주 꼽혀광복 50년을 맞아 한국문학 반세기를 되돌아보는 작업이 활발하다. 계간·월간 문예지들은 특집형태로, 문학연구단체들은 심포지엄이나 세미나를 통해 짧지만 복잡다단했던 50년 문학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계간「문예중앙」 여름호는 「해방 50년 한국문학」을 주제로 반세기동안의 주요 문학지표, 문학평론가 55명이 선정한 대표소설 50편, 광복직후 남북 주요문인 좌담회등을 특집으로 실었다.

이 중 우리 문학의 전반적 지표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대 권영민교수(국문학)가 국문학자 1백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내용은 흥미롭다. 문학전문독자인 응답자들은 현대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소설로 광복이전 「무정」(이광수·49/응답자수) 「삼대」(염상섭·41) 「날개」(이상·26) 「고향」(이기영·23) 「탁류」(채만식·21) 「임꺽정」(홍명희·14)등을 꼽았다. 광복이후 작품으로는 「광장」(최인훈·48) 「태백산맥」(조정래·34) 「토지」(박경리·32) 「무진기행」(김승옥·17) 「카인의 후예」(황순원·12) 「장길산」(황석영·11)등을 꼽았다.

또 중요한 위치에 있는 시인으로는 광복이전 사람으로 김소월(66) 정지용(44) 한용운(42) 윤동주(19) 이상(16) 임화(16) 김기림(8) 김영랑(7) 이상화(7) 이용악(7) 백석(6)등을, 광복이후에는 서정주(56) 김수영(41) 김춘수(28) 김지하(17) 고은(16) 신동엽(14) 신경림(12) 박두진(10) 조지훈(10)등을 꼽았다. 극작가로는 유치진(63) 차범석(46) 김우진(30) 오태석(14)등이 차례로 거론됐다.

응답자들은 현대문학사 연구에서 과대평가된 문인으로 이상(19) 이광수(18) 김동인(15) 이효석(13) 최남선(11) 김동리(10)등을, 과소평가된 문인으로는 백석(11) 이기영(10) 이태준(10) 강경애(8) 정지용(7) 채만식(7) 이용악(6)등을 지적했다.

권교수는 또 1900년 이후 1989년까지의 문학활동지표에 대해 자료를 통해 조사, 이 기간에 등단한 문인을 모두 2천3백88명으로 집계했다. 이중 시인이 1천4백49명, 소설가가 5백47명, 평론가는 3백23명이었다.

문학반세기를 조명하는 학술행사도 활발하다. 민족문학사연구소는 지난 20일 「해방 50년과 한국문학」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심포지엄에서 교원대 김철교수는 「친일문학의 논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친일문학을 개별 문인들의 도덕적 결함에 의해서라기보다는 근대문학의 형성기에 나타난 논리적 허약성의 결과로 파악했다. 연세대 이선영교수는 「해방직후의 민족문학론」에서 조선문학가동맹,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 조선청년문학가협회등 해방공간의 세 단체를 중심으로 좌·우익 문학론을 검토했다.

또 인하대 홍정선교수는 「4·19와 한국문학의 방향」을 통해 분단과 한국전쟁으로 빚어진 현실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4·19를 계기로 비로소 가능해졌음을 분석하면서 4·19를 계승한 문단사를 점검했다. 인하대 최원식교수는 「80년대 문학운동과 오늘의 문학」에서 80년대의 문학운동을 일종의 「소시민적 급진주의」로 평가하고 우리 문학은 낭만주의를 극복한 리얼리즘으로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주장했다.

이밖에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6월3일 하오 3시 문예진흥원 강당에서 「광복 50년 비평사가 남긴 문제와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현대시학」 「시와 시학」등 문예지들은 광복 50년을 맞은 특집물들을 장기 연재하고 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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