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임새 엉성·재치 부재/큰웃음·큰감동 없는 식상한 일요일밤흔히 TV 오락쇼의 3대 요소로 아이디어·짜임새·스타를 꼽는다.
아이디어는 반짝이고, 짜임새는 옹골차고, 스타는 스타다울 때 그 TV 오락쇼는 재미있고 유쾌하고 다음이 기다려지게 마련이다.
MBC의 간판 오락쇼 「일요일 일요일밤에」가 한 때 이 세가지 요소를 두루 갖추고 성가를 날린 적이 있었다.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아이디어), 「주병진·노사연의 배워봅시다」(짜임새), 「이휘재의 인생극장」(스타)등 코너마다 각 요소가 돋보였다.
그러나 21일(하오 6시20분) 특집으로 방영한 「일요일…」은 세가지 요소가 대부분 빛을 잃어 여느 오락쇼와 다름이 없었다. 95 미스코리아 8명을 포함한 인기스타가 21명이나 출연, 1시간40분 동안 정신없이 이야기하고 연기하고 노래불렀지만, 큰 웃음·큰 감동은 없었다.
먼저 개그드라마 「숙희」라는 코너는 엉성한 패러디로 일관, 아이디어와 스타의 부재를 실감케 한 작품이었다. MBC 수목드라마 「숙희」를 재미있게 각색하려 했지만, 수준 낮은 패러디가 주는 단조로움과 식상함, 탤런트 이영하의 어색한 코믹연기만 노출됐다.
「이경실의 미시파워」 역시 원미경이라는 옛 스타를 초대한 것 외에는 내세울 것이 전혀 없었던 코너. 원미경의 집을 찾아가 많은 옷과 아이들과 찍은 결혼기념일 사진등을 보여준 것이 고작이었다. 결국 「스타 집 찾아가기」라는 구태의연한 소재를 다시 등장시켰을 뿐이다.
마지막을 장식한「신시네마 천국―빠삐용」은 이휘재라는 스타의 부재와 영화의 코믹 패러디가 더 이상 웃음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개그맨 강호동의 연기만 눈길을 끌 뿐, 예전의 「인생극장」이 줬던 화려함이나 진지함이 없었다.
이 「일요일…」은 지난주에 시청률 2위(미디어 서비스 코리아 자료)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프로 제작팀은 이런 시청률에 만족하고 자위하느냐, 아니면 그것이 과대포장된 예고방송 덕분인 줄 알고 새롭고 알차게 변신하느냐 하는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있다고 생각된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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