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황영식 특파원】 중국의 근대혁명가 쑨원(손문)이 1912년 1천만엔(현재 1조엔 상당)의 원조를 조건으로 만주를 일본에 조차하는 밀약에 동의했다는 사실을 기록한 문건이 일본에서 발견됐다.일본의 도미야마(부산)국제대학 후지이(등정승삼)교수가 도쿄의 재단법인 미쓰이(삼정)문고에서 발굴, 오는 6월 출판예정인 「새로운 동아시아상의 연구」에 소개한 문건은 당시 미쓰이물산의 상하이(상해)주재원인 모리 쓰토무(삼각)가 미쓰이물산 고문인 마스타 다카시(익전효)에게 보낸 1912년 2월8일자의 서한이다.
편지지 36장에 이르는 이 서한은 당시 일본의 원로 가쓰라 타로(계태랑)가 마스타고문을 통해 비밀리에 내린 명령을 받아 난징(남경)으로 가 쑨원을 방문한 경과를 담고 있다.
모리씨는 이 서한에서 군벌 위안세카이(원세개)와의 대결에서 밀리고 있던 쑨원을 2월3일 만났으며 쑨원이 『우리의 혁명을 위해 일본이 1천만엔을 지원하는 것을 조건으로』 만주를 일본에 일임하라는 일본의 제의를 수락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같은 서한의 내용은 지금까지 현대중국의 아버지로 알려져온 쑨원의 또다른 모습을 적은 것으로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 톈진(천진) 난카이(남개)대학의 한 교수는 『모리씨가 당시 쑨원과 이같은 협상을 벌였던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그러나 그 내용은 쑨원이 작성했다는 전문등 추가적인 자료가 확인돼야 입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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