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의 발전이 불러올 21세기상 조명「제3의 물결」, 「권력이동」으로 잘 알려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67)가 최근 「새로운 문명의 창조」(터너출판사간)라는 새 저작을 내놓았다. 부인 하이디 토플러(65)와 함께 쓴 이 책에서 토플러는 정보기술의 발전이 사회 각 부분의 변화를 불러올 21세기의 미래상을 조망하고 있다.
90년대들어 「권력이동」과 「전쟁과 반전쟁」등의 저술을 통해 주로 권력과 전쟁등 미래사회의 정치적 측면을 천착해온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의 정치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저서에서도 후기산업사회·탈냉전시대의 새로운 정치상을 예측하고 있다.
「역사를 이끌어가는 동력은 기술혁신」이라는 전제로 토플러는 농업혁명의 제1의 물결과 산업혁명의 제2의 물결에 이어 정보혁명의 제3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보나 지식이 권력의 토대를 이루는 제3의 물결 시대에는 선과 악, 부와 빈곤등 기존의 가치관에 토대를 둔 대립구도는 사라지고 오로지 새로운 것과 낡은 것의 대결이 있을 뿐이다.
토플러가 내다보는 제3의 물결 시대의 미래상은 낙관적이다. 새로운 문명의 주체를 「역동적인 민주주의」라고 가정한 그는 정치·사회적 의사결정이 상명하복이 아닌 수평적 상호관계로 변화하고 모든 사람의 에너지가 모아져 사회 전체적 통합을 이루는 제도를 갖출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국경을 초월한 초국가적 기업과 민간단체들이 부각되면서 현재와 같은 비능률적인 국가간 의사결정과정을 없애기 위해 초국가적인 세계정부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토플러의 메시지는 간명하다. 제3의 물결의 시대에 기술은 이제 선택이 아닌 인류의 운명이라는 것이다.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거나 운명을 거부하고 물결에서 벗어나는 선택만 있을 뿐이다.
토플러부부는 지난해에도 미국과 일본의 통합을 가상한 「자메리카」를 출판했었다. 이번 신저는 토플러와 오랜 친교를 맺어온 공화당 깅리치 하원의장이 서문을 썼다는 것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단순화한 가정에만 의존해 미래를 장밋빛으로 묘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이 책도 과연 베스트셀러가 될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제3의 물결의 시대에 권력의 기반이 되는 정보도 기존 시대의 부처럼 세습될 수 있다. 또 해커나 국가간의 지적재산권 분쟁등 그가 미처 보지 못한 정보화사회의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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