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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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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파워(PEOPLE POWER·국민의 힘). 86년초 필리핀 전역에 메아리친 구호였다. 원래는 한 야당계정당의 명칭에서 비롯됐지만 정의를 반드시 실현하자는 국민들의 약속으로 불려지게 됐다. ◆이 구호는 결국 20년독재의 마르코스를 추방했고 민주주의의 꽃을 새롭게 피우게 했던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필리핀의 피플파워는 두가지의 요소가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순수민간자원봉사단체의 활동과 한 종교지도자의 호소였다. ◆자유선거시민운동(NAMFREL)조직은 선거감시와 계몽을 주임무로 했다. 학계 실업계 가정주부등 누구나 참여하며 보수는 물론 없었다. 「국민의 눈과 귀」를 자처하면서 기업들이 다투어 후원하는 자금으로 사무용품 전화료를 충당했다. 86년 총선때도 50만명이 참여해 각종 탈법사례를 고발하기도 했다. ◆필리핀국민의 정신적 지주인 하이메 신추기경은 기회있을 때마다 국민에게 호소하는 게 하나있었다. 「양심만은 속이지말라.」 20%가 넘는 높은 문맹률, 낮은 민도에 한표를 매수하는데 40페소(한화2천원)였던 당시, 추기경의 호소는 유권자들의 마음 깊숙이에 파고드는 것이었다. ◆4대지방선거 30여일을 앞둔 지금 우리의 정치판이 몹시도 어지럽다. 금전살포, 상호비방, 폭력등의 구악이 재연되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택시기사들이 타락선거고발을 권유하는 자원봉사에 나섰다. 일부학생들조차 주말을 이용한 자원봉사를 자청했다. 한국판 피플파워가 형성되는 것 같다. 저질정치, 저질후보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만은 없다는 순수시민운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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