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동본 금혼」 위헌제청/부부8쌍 신청에 “이유있다”

◎민법제정이후 첫 인정/헌재 수락여부 관심/서울가정법원서울가정법원(법원장 안문태)은 19일 같은 김해김씨라는 이유로 혼인신고를 거부당한 김성복(김성복·34·서울 관악구 신림동)씨 부부등 8쌍의 부부가 『동성동본간의 혼인을 금지한 민법 제809조 1항은 위헌』이라며 낸 위헌제청신청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제청했다.

법원이 민법의 이 조항의 위헌심판을 제청한 것은 58년 민법제정이후 처음이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동성동본 금혼규정은 모든 국민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도록 보장한 헌법 제10조와 국민의 평등권을 규정한 헌법 제11조 1항을 침해할 소지가 높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가 이를 받아들여 위헌결정할 경우 혼인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는 전국 20여만쌍의 동성동본 부부가 법적 부부로 인정된다.

정부는 77년과 87년 「혼인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 1년안에 제기한 혼인신고를 인정했다. 이때 신고한 동성동본 부부는 각각 4천7백77쌍, 1만2천4백43쌍이었다.

김씨 부부등은 지난 4월 구청측이 동성동본을 이유로 혼인신고 접수를 거부하자 「혼인신고 불수리처분 불복신청」과 「위헌법률제청신청」을 서울가정법원에 냈다. 법원은 소송사건 당사자가 위헌신청을 인정하면 헌재에 위헌심판을 제청하며, 법원이 기각하면 당사자가 헌재에 헌법소원을 낼 수 있다.<박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