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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 첫내각 「스커트 파워」/불 42개부처중 여 장관 1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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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 첫내각 「스커트 파워」/불 42개부처중 여 장관 12명

입력
199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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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무역·환경 등 비중있는 자리 포진/외무·법무엔 노련한 남성 기용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18일 구성한 첫 내각은 여성이 대거 등용됐다는 점에서 「스커트내각」이라고 부를 만하다. 전체 42개 부처 중 12개 부처의 장관을 여성이 차지, 여성 입각폭이 프랑스 역사상 최대이다. 페미니스트인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내각에서 여성장관이 8명이었고 최초의 여성 총리였던 에디트 크레송 내각 (91∼92년) 에서도 여성 장관은 5명뿐이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여전히 바지가 스커트보다는 많지만 「여성 판쓸이 내각」이라고 할 만 하다.

내용으로 봐도 여성이 상당히 비중있는 자리에 발탁됐다. 안보 분야는 빠졌지만 보건 교육 대외무역 교통 환경 분쟁지역문제 지방화담당 등 국정의 거의 전 분야에 골고루 포진, 앞으로 정책 입안 및 추진에서 여성 파워가 대폭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입각 여성 중 특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들로는 의사 출신으로 우파 공화국연합(RPR)의 사무차장을 지낸 엘리자베트 위베르 보건장관, 변호사 출신으로 환경보호당 창당 멤버인 코린느 르파주 환경장관, 파리 시청의 부국장을 지낸 프랑수아즈 파나피외 관광장관이 있다. 이들 여성 영파워 가운데 특히 위베르 보건장관은 시라크 대통령에게 여성표를 안겨주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올해 38세로 정식 각료중 최연소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선거 캠페인 기간중 「좀 더 여성스런 정부」를 공약으로 내걸며 당선될 경우 여성들에게 정책을 펼 기회를 많이 주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여성스런 정부를 기치로 내걸었던 배경에는 물론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53%)인 여성표를 의식한 점도 있지만 프랑스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려면 부드럽고 섬세한 손길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깔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라크 정권의 초대내각에서 두드러진 또다른 특징은 각료들이 많이 젊어졌다는 점이다. 이번 내각의 평균 연령은 48세로 직전 내각에 비해 4살이 내려갔다. 라디오방송 기자 출신으로 시라크의 선거 운동본부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프랑수아 바오엥의 경우 올해 29세의 약관에 정부 대변인에 발탁됐다.

내각의 연소화는 시라크 대통령이 인물의 대중적 신선도와 발상의 참신성을 중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국민들은 그동안 정치판에서 수십년된 60∼70대의 늙은 정치인이 끌어가는 「고령정치」에 염증을 느껴 새 인물, 새 정책을 고대해왔다. 이번 42명의 각료 중 29명은 전에 정부에서 주요직을 전혀 맡아본 적이 없는 인물들이다. 다만 법무, 재무, 외무 등 가장 중요한 자리에는 경험이 풍부한 노련한 인사들이 기용됐는데 이는 우파내 계파 안배 등 대내외적 정권안보를 고려한 결과라는 것이 지배적 분석이다.

많은 자리가 새로 생긴 것도 이번 조각의 특징이다. 29개였던 각료직이 이번에 42개로 13개나 불어났다. 「세대간 연대를 위한 부」 「소외계층퇴치부」등 특수부처는 조직이 개편됐다.

프랑스 최대 현안인 실업·주택 등 복잡다기한 사회문제들을 여성과 젊은 인물, 정부조직 개편 등을 통해 좀 더 섬세하고 세분화한 미시적 접근방식으로 풀어나가려는 시라크의 의도가 이번 조각의 기조를 이루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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