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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후보 3인 지상토론/“돈안쓰는 선거로 정정당당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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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후보 3인 지상토론/“돈안쓰는 선거로 정정당당 승부”

입력
199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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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 조화역점·중앙과 긴밀 협력­정후보/시민참여 공개행정… 여와도 협력­조후보/정쟁서 독립속 대민서비스 중점­박후보서울시장선거에 나선 민자당 정원식후보, 민주당 조순후보, 무소속 박찬종후보는 어떤 비전과 구상을 갖고 있으며 상호의 차별성은 뭘까. 세후보의 면모와 장단점이 확연히 대비되도록 쟁점별로 후보진영의 지상대담을 실시했다. 후보들의 답변을 시장의 자질, 시정구상, 판세, 선거자금, 선거운동방식, 중앙과의 관계, 타후보와의 비교평가 등 항목별로 재구성했다.

―어떤 인물이 서울시장이 돼야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민자후보=세계적으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국제적 거대도시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무엇보다 전문성과 국정운영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서울시정은 광역행정, 조정행정, 종합행정의 경험을 가진 사람만이 무난히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덧붙여 지방자치의 기반을 닦아야하는 첫 민선시장으로서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이끌 비전과 능력도 갖춰야한다고 봅니다.

▲조민주후보=무엇보다 시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실천할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올곧은 소신이 있어야죠. 인기에 연연하거나 겉만 화려하게 꾸미는 시장이 아니라, 내실을 기하고 시민들에게 정직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특히 서울은 전체인구의 4분의1이 집중돼있고 7조원의 예산을 쓰는 거대도시인만큼 시장은 경제에 밝은 사람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박후보=주민자치, 생활자치의 이념에 소신과 신념이 투철해야하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정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중앙정치로부터 서울시를 보호할 수 있어야하고 독자적인 시정을 펼칠 수 있어야합니다. 깨끗하고 청렴하고 정직하게 시정을 개혁하고 생기, 활력, 새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신선한 사고를 지닌 인물이 시장감이라 생각합니다.

―서울시장선거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십니까. 예를 들어 중간평가로 보시는지, 아니면 서울살림을 책임지는 일꾼을 뽑는 행사로 생각하시는지.

▲정후보=지방자치는 정치자치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생활자치를 하자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서울시장선거는 시민생활을 잘 보살필 수 있는 인물을 뽑자는 선거이며 시민들도 그러한 인물을 원한다고 봅니다.

▲조후보=물론 시민에게 봉사하고 서울시살림을 책임지기에 누가 가장 적합한 인물인가를 가리는 선거여야 합니다. 하지만 선거에는 유권자들의 현실인식과 민의가 반영될 수 밖에 없어 자연히 현 집권여당에 대한 중간평가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지방자치선거는 민주주의 발전의 시금석이 돼야합니다.

▲박후보=중간평가의 성격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시민의 건강, 안전, 복지를 책임지는 일꾼을 뽑는 선거라고 봅니다. 시장선거를 중앙정치의 대리전, 중간평가, 대선전초전 등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주민자치의 정신을 희석시키는 일입니다.

―당선된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추진하실 생각입니까. 서울을 어떤 도시로 만들 계획이며 개발과 보전중 어느 쪽을 더 중시하실 생각이십니까.

▲정후보=시민들이 마음편하게 생활할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생활의 기본인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지킬 수 있도록 환경, 교통등 시민불편사항을 차근차근 풀어나갈 작정입니다. 개발과 보전은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하며 서울이 불균형성장전략에 의존할 단계는 지났습니다.

▲조후보=시민과의 거리를 좁히고 시정을 공개하겠습니다. 시민의 참여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서울을 안전하고 안정되며 안심할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특히 교통난을 해결하고 맑은 공기를 만드는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도시개발과 환경보전이 조화를 이루는 문화도시, 국제도시를 만들겠습니다.

▲박후보=시정의 서비스화가 급선무이며 우선적인 과제는 환경 교통 수질 복지 등입니다. 당선되면 맑고 빠르고 안전한 서울, 살맛나는 서울을 만들 생각입니다. 통일한국의 수도, 동북아중심이면서 시민의 고향이 되는 서울을 만들 것입니다. 장기적 안목에서 환경보전쪽에 더 무게를 둘 생각입니다.

―자신의 당선가능성을 어느정도로 예상하고 계십니까. 내세울 장점은.

▲정후보=일천만 시민들이 현명하게 잘 판단하리라고 확신합니다. 굳이 장점을 말한다면 서울시장은 나라 전체의 살림살이와 유사할만큼 복잡해 종합적 관리능력을 필요로 하는데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국정전반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쌓을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후보=부총리시절 금융실명제 토지공개념을 추진했고, 김영삼정부하에서 한국은행 독립성강화를 추진하다가 한은총재직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시민들이 저의 경제철학과 능력을 믿어주리라 생각합니다. 30년 동안 젊은이들과 같이 호흡해왔기 때문에 나이와 계층에 상관없이 고른 지지를 받고있습니다.

▲박후보=시민들이 시정에 대한 소신과 비전을 이해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강점은 젊고 활력있는 국회의원으로서 8년째 시민생활의 현장을 발로 뛰어왔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누구의 간섭도, 조종도 받지않고 중립적인 입장이어서 독자적인 시정을 펼칠 수 있다는 점도 내세울만 합니다.

―누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정후보=조후보나 박후보 모두 나름대로 선거운동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후보=모두 강력한 경쟁자로 생각합니다. 정후보는 중장년층의 여권성향에서 강점을 갖고있고, 박후보는 20대 젊은층에서 강점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후보=전통적으로 여당후보는 여권프리미엄을 누려왔고 야당후보는 고정표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젊은 유권자들과 부동층을 투표장으로 향하게하는 것이 당선의 관건입니다.

―다른 두 후보의 장단점을 말씀해주시지요.

▲정후보=조후보는 서울대에서 같이 근무했던 동료교수였으며 학식과 인품을 갖춘 훌륭한 분입니다. 박후보에 대해서는 특별히 아는 바가 없습니다.

▲조후보=정후보는 행정, 정치경험이 풍부하고 박후보는 자신의 자질을 부각시키는 자질을 갖고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여당시장은 개혁과 자치의 기대에 못미치고 무소속시장은 구청장들과 호흡을 맞추거나 중앙정부와 협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후보=정후보는 여권프리미엄과 안정적 이미지, 보수층에 대한 지지기반 등이 강점이고 조후보는 야당의 고정표, 상처받지않은 이미지, 경제에 대한 전문지식 등이 강점입니다. 정당후보는 중앙정치로부터 독립해서 시정을 펼치는데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선거자금은 어떤 식으로 조달할지, 선거운동은 어떻게 할 계획입니까.

▲정후보=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의미는 돈안드는 선거를 치르자는 선거법 정신의 실천입니다. 선거에 돈이 들어간다고 생각했으면 이번에 나서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최소한의 필요비용은 중앙당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총리직에서 물러난후 화곡동의 서민주택지역에 살면서 시민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꼈고 나름대로 서울시문제의 해결방안을 연구한 바 있습니다.

▲조후보=중앙당의 공식지원금외에 별다른 재원이 없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보지만, 필요하다면 저축한 돈을 조금 쓰겠습니다. 제자들과 주위의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돈을 쓰지 않고 직접 시민들을 만나 정직하게 저의 마음을 전달하겠습니다.

▲박후보=시민들의 후원금, 친척 친지 선후배들이 모아주는 격려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시민과의 노상접촉, 민생현장 대화, 거리유세, 투표참여캠페인등 발로 뛰는 선거운동을 할 생각입니다.

―민선서울시장과 중앙정부의 위상은 어떻게 정립돼야한다고 봅니까.

▲정후보=민선시장은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야 하며 25개 구청간에 예상되는 갈등이나 알력도 잘 조정할수 있어야합니다. 아울러 통일한국의 수도로서 훌륭한 면모를 갖춰야한다는 분명한 의식을 가져야합니다.

▲조후보=시민들이 직접 뽑는 시장인민큼 명실상부하게 시민을 대표하되 중앙정부와도 협력해야합니다. 선진국의 경우도 야당시장과 여당대통령이 협력해서 잘해나가고 있습니다.

▲박후보=중앙과의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의 논리와 정쟁으로부터 독립돼야합니다. 민선시장은 독자적 시정을 펼치되 시민복리과 국가이익을 고려, 중앙과의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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