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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있을 때 아니다(사설)

입력
1995.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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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람직스럽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연발하는 대형 참사에 이어 대규모 노사분규가 터져나오고 경제활동에 전념해야 할 정부와 기업 근로자등 경제주체들이 선거에 들떠 일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외채는 급증하고 소비는 과열되고 있으며 농업과 중소기업등 전통적 낙후부문이 대책 없이 허물어지면서 어지러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아직 산업화를 마무리 짓지 못한 개발도상의 미완상태에서 목표와 방향을 잃고 되는대로 물결 따라 표류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내년에는 생산 투자의 위축과 함께 경기가 둔화되고 소비의존형 경제로 양상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경고를 경청해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경기하강국면의 과열 후유증과 거품을 경계하는 소리가 많았다. 준비와 대책이 없으면 또 한번의 좌절은 불가피한 것일 수밖에 없다. 86∼88년 엔고호황때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나라』 『용이되다가 추락한 지렁이』라며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던 기억도 되살려 볼 필요가 있다.

목전의 호기를 이런 식으로 허송해버린다면 20세기 들어 개발도상국중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유일한 나라로서 기록을 남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지금 단계에서 우리에게 민주화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성장의 계속이고 산업화의 완결이다. 성장의 동력인 생산부문을 보다 강화하고 투자를 건실한 방향으로 더욱 확대해서 경제적으로 한단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는 일이 민주의 확대나 선거보다 더 급한 선결과제일 수 있다. 정부가 흐트러진 것을 수습하고 사회 전반을 일신해서 방향을 잡고 성장의 새로운 분위기와 전략을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선거에 급급해서 선심공약 같은 즉흥적인 시책들이나 남발하고 노조는 경제적 권익투쟁의 테두리를 벗어나 정치성향을 띠면서 과격하게 나가고 일반국민은 해외여행과 고가 외제품과 과분한 소비에 들떠서 흥청망청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지금 상태로는 산업화의 최종단계가 완성될 수 없다.

정부 일각에서 마련중인 소비의 건전화대책은 조속히 마무리돼 실행에 옮겨져야 할 것이며 아울러 자본재산업 육성대책등 생산기반 강화를 위한 제반 시책들도 서둘러 보완해서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음식점이 5년만에 2배로 늘어나는등 이상비대현상을 보이고 있는 소비성 서비스업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

경제활동인구의 대부분이 서비스쪽으로 흘러가고 생산부문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인력의 병적 편중현상도 하루 빨리 바로 잡아야 할 과제다. 기업과 근로자 일반 국민도 자기성찰의 기회를 한번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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