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화이트워터 특위구성 의결/브라운상무 비리조사 겹쳐 “곤혹”지난 73년 5월 17일, 미상원 특별위원회는 백악관이 관련된 워터 게이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의회청문회를 시작했다. 95년 5월17일, 미상원은 백악관의 화이트 워터 스캔들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정확히 22년의 간격을 두고 공교롭게도 미국의 「5·17」은 미의회가 현직대통령의 비리혐의를 캐기 위해 「견제의 칼」을 뽑아든 날이 되었다.
화이트 워터 스캔들에 대한 관심은 이른바 클린턴 대통령부부가 과거 권력을 남용, 특혜 등의 비합법적 수단을 동원해 정치자금을 모은 사실이 있느냐를 검증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칸소 주지사 시절 화이트 워터 부동산 회사의 주주였던 클린턴부부가 동업자에게 특혜를 베풀었거나 또는 동업자가 경영한 신용금고회사로부터 정치자금등의 혜택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측은 『대통령부부의 무혐의를 입증할 자신이 있다』고 호언하고 있으나 공화당측은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해 차기대선가도의 공격용 소재로 크게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클린턴행정부에 대한 의혹의 시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리노법무장관은 이날 론 브라운상무장관의 사업거래의혹을 밝히기 위해 특별검사임명을 요청했다. 브라운장관이 과거 사업상 파트너로부터 50만달러에 달하는 돈을 받았고 그 내역을 상세히 보고하지 않음으로써 정치자금수수등 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전날 미연방법원의 판결에 따라 상무부는 이날 3만여건에 달하는 관련서류를 제출했는데 이 서류들은 민주당에 정치자금을 댄 사업가들이 비즈니스와 관련된 행정부의 해외여행에 특별히 선택돼 동행했는지 여부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클린턴행정부가 이처럼 정치적 스캔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선등 향후 정치일정에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리언 파네타백악관비서실장이 이날 『클린턴대통령은 항상 화이트 워터 관련 조사에 협조할 뜻을 밝혀왔다』고만 언급했을뿐 더 이상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는 모습에서도 곤혹스런 백악관의 표정을 읽을 수 있다.클린턴행정부는 이 밖에도 얼마전 헨리 시스네로주택도시개발장관이 지난 92년 장관지명당시 정부에게 돈을 지불한 것과 관련해 연방수사국(FBI)에 거짓진술을 했다는 혐의로 특별검사의 조사대상이 되는등 여러모로 체면이 깎였다.
클린턴행정부는 오클라호마 폭탄테러사건을 계기로 국민으로부터 위기관리능력을 인정받아 인기만회의 전기를 잡으려 안간힘을 기울여 왔으나 잠복해 있던 스캔들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또 다시 정치적 험로에 들어선 셈이다.<워싱턴=정진석 특파원>워싱턴=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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