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뒷전 입시위주 교육에 병폐” 자성옴진리교 아사하라 쇼코(마원창황·40)교주의 어린시절 꿈은 일류대학을 졸업해 의사나 정치가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이 꿈을 실현키 위해 도쿄(동경)대에 응시했으나 낙방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주변에는 일류대학 출신의 엘리트들이 들끓고있다.
무엇이 젊은 엘리트들을 사교집단에 이끌었을까. 일본 교육계와 사회심리학자들은 그 해답을 찾느라 분주하다.
일본정부의 기구를 모방한 이 교단의 20여개 성청(성청)의 대신이나 주요간부들은 도쿄대, 교토(경도)대, 오사카(대판)대, 도쿄공대, 게이오(경응)대, 와세다(조도전)대등 일류대학 출신이다. 출가신자의 평균연령도 27·7세로 고학력의 젊은 세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세대가 정신적 영향을 받은 것은 86년 체르노빌원전 사고이후 싹튼 생명과 환경사상이라고 말한다. 과학문명이 생명 파국을 유도하는데 위기감을 느낀 젊은이들이 종말사상의 신흥종교에 마음을 빼앗겼다는 해석이다.
젊은 세대들이 인간과 자연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려해도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옴진리교측이 공허감에 빠지거나 고독감을 갖고있는 일류대학의 엘리트들에게 요가와 초능력서클의 가입을 권유, 교묘하게 이들을 끌어들였다는 것이 사회심리학자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옴진리교측은 주요대학의 우등생명단을 사전에 빼내 이들에게 『앙케트에 답하면 예지력을 가진 교주가 장래를 예언해 준다』는 등의 수법으로 접근, 아사하라교주의 공중부양 모습을 담은 출판물등으로 초능력에 대한 관심을 갖게끔 유도해왔다.
극작가인 야마자키 데쓰(산기철)씨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비싼 사설학원을 다니며 우등생이 된 젊은층은 부모가 만들어준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환경을 만들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현실을 부정하려는 이들에게 옴진리교는 새로운 삶을 제공하는 좋은 도피처로 인식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무라 쓰토무(목촌맹)도쿄공대학장은 『입시경쟁이 격화되면서 전문교육을 중시하는 대학이 교양교육을 등한시, 젊은이들의 기초적소양이 없어진 것이 문제』라며 『이공계대학이나 대학원에서도 연구활동의 중압에 짓눌린 젊은이들의 폐쇄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했다.<도쿄=이재무 특파원>도쿄=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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