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시간 닮은꼴 프로 방영 많아/KBS2MBC 드라마는 64%가 맞물려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이 너무 좁다. TV 3사의 지나친 중복·대응편성 때문이다. 특정 시간대에 오락프로와 드라마가 몰려 있는 점도 이를 가중시키고 있다. KBS MBC SBS가 지난달 봄철 개편을 하면서 『시청률 경쟁 중단』을 선언했지만 이처럼 편성에서 차별화를 하지 않아 그 의미가 사실상 퇴색했다.
14일 지역민방의 출범에 따라 SBS의 전국방송이 실현되어 지방에도 채널 하나가 더 늘어났지만, 그 시청자들은 같은 시간대에 비슷한 프로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전과 마찬가지이다.
상오 7∼8시대에는 모두 생활정보 프로를 봐야하고 그것이 끝나면 나란히 아침드라마가 방송된다. SBS가 하오 8시로 유일하게 차별화시킨 종합뉴스를 제외하면, 하오 시간대도 각 TV가 비슷비슷한 프로를 내보냄으로써 시청자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토요일 저녁시간은 더욱 심하다. 토요일 하오6∼7시대에 KBS 2는 「웃음은 행복을 싣고」 「출발, 토요 대행진」을, MBC는 「코미디 채널 600」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를, SBS는 「기쁜 우리 토요일」 「웃으며 삽시다」를 각각 방송한다.
일요일 저녁도 마찬가지. KBS 2가 지난 2월 MBC 「오늘은 좋은날」과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대응한 2시간 짜리 「슈퍼 선데이」를 신설하자 SBS가 「당신이 특종」과 「코미디, 일요일은 있다」를 통합해 「TV전파왕국」으로 바꿨다.
내용에서도 연예인들이 이쪽저쪽 무더기로 나와 소란스런 말장난을 일삼고, 과거 「일요일…」에서 시작했던 영화나 드라마의 패러디를 사람만 바꿔 방영하고 있다.
특히 이 시간대는 방송사 스스로 『가족시청 시간대』라고 하면서도, 어린이에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오락프로 일변도로 편성해 놓았다.
방송위원회 분석에 의하면 TV 3사 주시청 시간대 오락 편성비율은 SBS 77.6%, KBS2 68.4%, MBC 61.2% 순이며 이중 37.1%는 3개 채널이 같은 시간에 맞물려 있다. 드라마는 KBS 2와 MBC 사이에 63.8%나 중복편성됐고, KBS 2와 SBS도 53.2%나 된다.
시청률 전문조사기관인 미디어 서비스코리아(MSK)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시청자의 69%가 프로그램 방송 도중 채널을 이리저리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프로에 볼 것이 없어 다른 방송으로 돌려도 역시 같은 장르에, 같은 내용임을 말해 주는 단적인 예이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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