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지금도 2차대전중 독일군전차대들이 짓밟았던 전쟁지역 파괴에 대해 깊은 부채를 안고 있습니다. 나치독일의 무서운 전쟁행위로 말할수 없는 상처를 받은 유럽의 이웃에 대해 비통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수백만명이 죽고 수백만이 가족을 잃고 수백만이 집을 잃었습니다. 독일은 유럽을 공포에 빠뜨렸던 홀로코스트(유대인대학살)와 유럽국들에 무서운 파괴를 가져다준 것이 바로 우리의 독일정부였으며 우리의 아버지들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니 지금은 50년전보다 훨씬 더 뚜렷하게 알게 되었습니다…』로만 헤어초크 독일연방대통령은 2차대전 패전기념일인 지난 8일, 50년전 바로 이날 나치독일의 전쟁포로에서 석방됐던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영국의 존 메이저총리, 앨 고어 미국부통령, 그리고 2차대전 피해자등 1천3백여명을 새로 단장한 베를린의 샤우스필 극장에 초청한후 가진 기념식에서 『바로 이 나라와 우리의 아버지들』이 2차대전의 무서운 죄를 지었다고 공식사과를 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베를린교회들은 이 전쟁에서 희생된 영혼들을 위해 15분간 일제히 교회종을 울렸다.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나치독일에서도 많은 양심인사가 있었으며 바로 자기를 감시하던 나치병사도 히틀러에 반기를 들 채비를 차리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독일―프랑스간의 영원한 평화를 빌었다. 감동적인 장면들이었다. 나치독일이 연합군의 협공을 받고 항복한 50주년 기념일인 이날 전승국들인 러시아, 영국, 프랑스등지에서도 큰 기념행사가 있었다. 이런 전승국들의 기념행사는 국가위기때 기꺼이 목숨을 바쳐 조국과 평화를 지켜낸 감동적인 드라마를 재연하는 것이어서 참여자들뿐 아니라 구경꾼들에게도 흥겨움을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패전국 독일에서 가진 50주년 패전기념행사는 전쟁 책임을 솔직히 시인하고 그 아픔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어서 더 감동적이었던 것이다. 동양에서 전쟁을 도발했던 일본은 패전기념일이 돌아올때마다 히로시마 원폭피해는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이 전쟁을 위해 동원했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인 군인, 군속, 위안부 1백만명의 희생과 일본인들이 그동안 학살 강간한 1천만명 희생자의 피에 대해서는 『사죄가 무슨 당치않은 소리냐』는 식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 전쟁에서 한국은 종군위안부만 10만명을 강제징용 당했다. 이들은 전선에서 모진 학대를 받다가 죽어갔다. 일본이 사죄를 하든 안하든 우리는 이 역사의 엄청난 일본인 죄악을 세세히 재생해 그 교훈을 목에 걸고, 손에 들고 다닐수 있도록 해야 한다.<편집위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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