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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대표적 지성·독특한 인생역정 2인/푸코­뒤라스전기 국내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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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대표적 지성·독특한 인생역정 2인/푸코­뒤라스전기 국내출간

입력
1995.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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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푸코…」 구조주의 거장과의 교류 한눈에/「마르그리트…」 문체형성과정·성장사 집중추적「광기의 철학자」 미셀 푸코(1928∼1984), 「정열의 소설가」 마르그리트 뒤라스(1914∼). 전후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와 작가의 전기문이 관심을 끈다. 푸코와 뒤라스는 각각 동성연애와 35세 연하 남자와의 사랑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상징하듯 이방인의 삶을 살았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적 대부」 「감각적 글쓰기의 선구자」로 자기 분야에서 신기원을 이루었으며, 왕성하게 활동한 참여지식인이었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삶의 내력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전기문은 이들의 사상과 글쓰기를 더 깊고 폭넓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프랑스 「누벨 옵세르바퇴르」지 기자 디디에 에리봉이 쓰고 상명여대 불어교육과 박정자교수가 옮긴 「미셀 푸코 상·하」(시각과언어간)는 국내에 처음 선보인 푸코 전기문. 세상을 떠나기전 5년동안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저자가 푸코의 삶을 추적, 현대지성사의 신화가 된 그의 베일을 하나씩 벗겨내고 있다. 특히 레비스트로스, 자크 라캉, 루이 알튀세르등 국내에서 각광받고 있는 구조주의 거장들과의 지적 교류도 다루어 현대 프랑스지성사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언어 다루기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지만 동성연애에 빠져들고 정신분열에 시달렸던 소년시절, 고등사범학교와 콜레주 드 프랑스로 이어지는 엘리트과정을 거치면서도 한밤중에 단검을 들고 동급생을 쫓아가거나 자살기도가 반복됐던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청년시절, 68년 프랑스 학생운동 사태이후 수감자, 이민노동자들의 인권문제와 스페인 이란 폴란드등의 정치문제에 관여하는 사회운동가로 변신하는 중년이후의 모습등 20세기 후반의 철학을 주도했던 한 지성의 성장과정이 생생하다.

『내가 누구인지 묻지 말고, 나에게 언제나 똑같은 사람으로 남아 있기를 강요하지 말라』. 디디에는 그의 삶을 추적하면서 언젠가 푸코가 말했던 것처럼 주변사람들의 증언을 꼼꼼히 기록하고 저서에 큰따옴표로 처리하는등 객관적 입장을 고수, 흔히 전기문에서 볼 수 있는 감동의 장면을 연출하지 않는다. 그만큼 독자에게 해석의 자유를 주는 셈이다.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영화 「연인」의 작가이자 실제 모델로 유명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삶을 그린 「마르그리트 뒤라스」(여성사간)는 이달말께 출간된다.

프랑스작가 크리스티안느 블로―라바레르가 쓰고 김진경씨가 옮긴 이 책은 작가로, 영화감독으로, 좌익운동가로, 최근에는 35세 연하 남자의 애인으로 살아가는 뒤라스의 일대기이다. 특히 「글쓰기, 피해갈 수 없는 나의 길」이라고 붙여진 부제처럼 「뼈만 남았다」 「침묵의 언어」등으로 표현되는 극단적으로 간결하면서도 깊이있는 성찰을 담고 있는 그의 독특한 문체가 형성되는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역자 김진경씨는 『국내 페미니즘문학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 뒤라스의 글쓰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작가로서의 성장사를 주로 다룬 평전』이라고 말했다.<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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