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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설계 30대면 늦으리”/20·30대 보험·연금시장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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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설계 30대면 늦으리”/20·30대 보험·연금시장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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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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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에겐 암보험 증서를/대형사고 조기정년 남일 같지않아이제 사회에 처음 진출하는 신입사원이 실직이나 정년퇴직 후의 노후생활을 준비하는가 하면 건강과 힘이 넘치는 젊은이들이 큰 병에 걸릴때를 대비해 미리 병원비등을 챙겨둔다.

불투명한 미래를 그저 닥치면 헤쳐온 기성세대에게는 이런 신세대의 치밀한 준비성이 신기하고 영악해 보이기조차 한다. 그러나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신세대들에게 미래는 예측 가능한 세계이며 따라서 마땅히 설계가 필요한 영역이다. 그러므로 최소한 20∼30년 후를 위해 당장의 술값을 희생하는 「쓸데없는 일」이 신세대에게는 「당연한 선택」이 된다.

D은행직원 김은혜(26·여)씨는 2년째 암보험에 돈을 넣고 있다. 처음 가입할때도 보험사원의 성화에 떠밀려 억지로 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필요성을 판단하고 보험회사를 찾아갔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고 반문하는 김씨는 『같은 또래의 직장동료들 대부분이 암보험을 비롯한 각종 보장성보험에 가입해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이야기가 결코 과장이 아님은 통계수치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삼성생명에 의하면 지난 85년 전체 보험가입자의 26.9%에 불과했던 20∼30대의 비율이 지난해에는 84.6%로 급증, 보험시장을 완전히 주도하고 있으며 91년에 36.7%에 머물렀던 보장성보험의 비율도 94년에는 64.5%로 3년만에 2배 가까운 폭발적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래준비가 신세대 사이에 일반화하면서 보험에 대한 부정적 선입관도 많이 사라져 보험상품이 연인들 간의 선물로도 이용되고 있다. 직장인 임모(27)씨는 『최근 여자친구로부터 2개월치가 선불된 암보험 증서를 생일선물로 받았다』며 『섬세한 배려가 느껴져 다른 어떤 선물보다도 기분이 좋았다』고 자랑했다. 「보험가입을 하면 왠지 불길하다」는 근거없는 인식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에 비해 (주)한샘의 조재기(25)씨는 여유있는 노후에 더 신경을 쓰는 쪽이다. 지난해 6월 개인연금제도가 실시되면서 연금보험보다는 미래의 현금가치가 높다고 판단된 S은행의 개인연금신탁에 가입, 매월 10만원씩을 「투자」하고 있다. 국민투자신탁 신내영업소 장승한(30)씨는 『노후보장을 원하는 젊은층은 연금상품을 선택할때 1∼2%의 이율에도 민감하게 움직이는등 대단히 실리적』이라고 말했다.

성신여대 박준성(45)교수는 신세대들이 먼 미래를 챙기는 이유를 그들의 꼼꼼한 개인적 특성보다는 불안정한 사회분위기에서 찾는다. 『90년이후 잇따른 대형사고로 재해보장의 필요성이 은연중 확산된데다 최근 무한경쟁의 사회적 분위기도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며 『특히 한창 일할 나이인 40∼50대에 퇴직압력을 받는 기성세대의 모습이 젊은 직장인에게는 남의 일같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신세대직장인 사이의 「보험열풍」이 그들다운 현실성의 반영이건 불안정한 사회분위기 때문이건 간에 박교수의 예측처럼 『20년뒤 한국사회는 보다 합리적인 세대에 의해 운영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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