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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무역전 보복 대 제소 강경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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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무역전 보복 대 제소 강경 맞대결

입력
1995.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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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손익계산/완성차제재 자국피해 최소화/“직접손해는 6백여 일차딜러뿐”미키 캔터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5일 발표한 대일 무역보복 최후통첩 조치로 미국내 자동차 중개상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제재대상에 포함된 일제 고급차종을 다뤄온 중개상들은 곧 상점문을 닫아야할 판 이라며 울상을 짓는 반면, 벤츠 BMW등 유럽산 수입차나 미제 고급차 중개상들은 뜻밖의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는 4만8천6백25개의 자동차 중개상(통칭 딜러)이 있다. 캔터대표에 의하면 이 가운데 6백17개가 제재대상 품목을 취급하는 딜러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대형 중개상으로 수입차와 미제차를 함께 취급하는데 전체 매상의 20% 정도만이 수입차등 신형차 중개에서 나온다. 따라서 이번 조치로 피해를 입게될 미국인 딜러는 극소수라는게 캔터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반해 일본 자동차 시장이 열리는 경우 미국이 누리게 될 혜택은 막대하다. 미국 자동차산업에는 2백50만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70만명이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에 종사하며 나머지가 부품공급상과 중개상이다. 자동차 산업의 파급효과는 철강, 알루미늄, 플라티늄, 판유리, 천연고무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실로 엄청나다.

이번 조치는 약 한 달간의 공시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내달 28일에나 발효된다. 하지만 그런 경우라도 이달 20일부터 소급적용이 되기 때문에 제재 대상이된 일제 고급차의 수입은 이번 주말부터 격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3만달러의 수입가가 붙은 일제차가 거의 6만달러에 팔리게 됐으니 수입이 중단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딜러들은 상점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일제 고급 승용차의 대미 수출중단은 소형차에서 고급차로 기종을 전환해 유럽과 미국시장에 새롭게 기세를 떨치기 시작한 일본 자동차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캔터가 발표한 보복조치는 이처럼 국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에 장·단기적으로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도록 계산된 것이다.

캔터대표는 『미제 자동차 부품의 차별에 대한 보복대상으로 왜 완성차를 지정했느냐』는 물음에 『미국내 일본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는 미국인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즉 일제 수입부품에 고관세를 매기면 미국 현지의 일제 자동차 조립공장이 타격을 입게되고 이는 거기서 일하는 미국인 근로자들의 실직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미국의 경제외교는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에 기초사고 있다.캔터대표는 이날 회견 도중『일제 고급차에 대한 제재로 엉뚱한 피해를 보게될 미국인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좋은 미제차를 구경해 보라고 하시오』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해 폭소를 자아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일본의 피해·대응/도요타 수출15%선 타격위기/업계 “미공갈성 다분… 굴복말자”

미국이 16일 도요타의「렉서스」시리즈등 모두 13종의 고급차에게 1백%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대일제재 후보목록을 발표했다. 이같은 제재방침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일자동차업계는 59억달러에 이르는 실로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

후보목록에 오른 일제 고급차의 지난해 대미수출량은 20여만대였다. 일본내의 전체 생산량이 43만대이고 보면 거의 절반을 미국인이 타고다니는 셈이다. 현행 2·5%의 관세가 1백%로 인상되면 수출가격은 2배로 뛰는 만큼 일본의 고급차 수출은 사실상 전면 중단될 수 밖에 없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그동안 원가절감 및 무역장벽돌파를 위해 미국현지생산을 서둘러 왔지만 이는 중소형차에 국한됐기때문에 고급차생산기반은 대부분 일본 국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대수출업체인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전체 대미수출량의 14·5%에 이르는 고급차수출이 사실상 중단되면 생산라인조차 제대로 유지할 수 없는 곤란한 처지에 빠지게 된다. 다른 업체도 상황은 비슷해 조업단축과 휴업이 불가피해지고 이에 따른 실업등 불완전고용의 문제도 심각해 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것일 뿐이다. 미국이「빅3」에의 피해를 고려, 직접적인 분쟁원인인 자동차부품대신 고급차 완제품에 대폭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지만 실제 제재는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게 일본측의 예상이다.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통산장관에 의하면 현재 미국에서 일제고급차를 판매하는 일본계대리점은 모두 2천여개에 달하며 여기서만 6만여명의 미국인이 일하고 있다. 일제고급차대리점의 개점휴업은 미국의 고용문제와도 직결된다.

따라서 최종제재는 배기량 4천㏄이상인 도요타「렉서스LG」「렉서스SC」,닛산(일산)「인피니티Q45」등 일부품목에 그치고 그규모도 10억∼20억달러선에 머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흥미로운 것은 한때 자동차업계에서 일었던 자율양보의 목소리가 17일 일본의 WTO제소에 때맞춰 씻은듯 사라지고 자동차업계들이 모두 강경대응을 외치고 있는 점이다. 미국의 제재움직임이 다분히 과장됐음을 간파한 결과다. 여기에는 자동차에 관한 한 일본업계의 피해 못지 않게 미국소비자들이 받는 영향도 커 미국이 무차별제재를 하지 못하리라는 자신감도 한 몫을 하고있다.

지난 87년 미국과의 반도체분쟁 당시 엉뚱하게 전동공구업계까지 불똥이 튄것과는 달리 문제가 자동차업계에 한정됐다는 점도 일본의 동요를 막아주고 있다.

일본내에서는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맞서 일전을 불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해져 있어 일본정부가 과거처럼 쉽게 양보하리라는 기대는 현재로서는 금물이다.<도쿄=황영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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