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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합작투자단계 격상/대우·고합 「대북사업」승인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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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합작투자단계 격상/대우·고합 「대북사업」승인 배경

입력
1995.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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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점진확대」구체 조치/핵해결까지 규모는 제한정부가 17일 (주)대우의 대북협력사업등을 승인한 것은 정치적 여건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앞으로 가능한 한 남북교류협력의 폭을 늘려가겠다는 정책의지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협력사업 승인」은 정부가 구체적인 대북투자를 허용하는 것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이 투자사업을 추진할 자격을 획득하게 되는 「협력사업자 승인」도 북한 핵문제가 제기된 이후 처음으로 고합물산(주)에 대해 내려진 것이다.

남북경협은 이로써 교역과 위탁가공단계를 거쳐 합작투자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나웅배 부총리는 『당국간 대화가 없고 핵문제해결이 불투명하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남북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비정치적인 교류협력은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8일 남북경협 활성화조치를 통해 핵문제와 경협의 연계고리를 1차적으로 완화했고 이후 현재까지 10개 기업이 북한을 방문했다. 그러나 정부는 경협을 서두르는 기업에 대해 청신호와 적신호를 번갈아 사용하며 속도를 제한해 온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경수로협상이 불투명하고 북·미회담을 불과 이틀 앞둔 상태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상징적이기는 하지만 큰 의미를 갖는다.

정부는 앞으로 상황이 대북 제재국면으로 치닫지 않는 한 경협의 폭을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현재 남북경협이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대북정책과의 연계고리를 붙잡고 있더라도 아무런 실효가 없다는 정치적인 판단이 배경에 있다. 또 경제적인 논리로도 미국의 대북제재 추가 완화이후 미국 일본등 다른 국가의 기업과 보조를 맞춰줘야 할 입장이다.

정부내에서는 나부총리의 적극적인 경협논리가 관철된 것이라는 후문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핵문제해결의 진전, 투자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등 진전이 있기 까지는 대북협력사업을 5백만달러안팎의 생필품분야로 계속 한정할 방침이다. 삼성의 전화통신사업, 쌍용의 나진·선봉 컨벤션 센터 건립등의 사업은 이같은 이유로 이번 승인대상에서 제외됐다.<유승우 기자>

◎재계 북진출 본격화 전망/대우,금명방북 남포공단 가동 준비/이르면 9월부터 첫 합작품 나올듯

정부의 이번 남북경협사업 승인은 그동안 북한과 합작공장 설립에 합의하는 등 경협사업을 추진해 온 국내기업들의 대북활동을 촉진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그룹은 금명간 기술진을 중심으로 한 대북경협사업팀을 북한에 파견, 남포공단설립을 비롯한 북한내 투자사업을 본격 시작하기로 했다. 사업허가의 전단계인 사업협력자 승인을 받은 고합그룹도 북한내 투자사업을 구체적으로 확정해 정부에 사업허가신청과 함께 북한방문신청서를 제출키로 했으며 삼성이나 현대 LG 신원등 그동안 남북경협사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온 기업들도 구체적인 사업계획 수립에 나섰다.

정부로부터 첫 대북사업승인을 따낸 대우그룹은 우선 남포공단개발사업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대우는 3개월이내에 남포공단의 셔츠 및 블라우스 재킷 가방등 4개품목 3개공장의 가동준비를 끝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부터 남북경협의 첫 합작품이 나올 전망이다. 대우는 이를 위해 이번주중 통일원에 방북신청서를 제출, 허가가 나는대로 그룹 고위관계자와 함께 기술자 및 근로자교육훈련강사등 20여명을 북한에 파견할 계획이다. 대우의 투자규모는 셔츠 및 블라우스공장 6개라인(연간 생산량 3백10만장) 재킷공장 8개라인(60만장) 가방공장 3개라인(95만4천장)등이다. 대우는 여기에 투입할 북한근로자 1천2백명을 선발해 내달초부터 50여일간 현장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대우는 남포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중 대부분을 (주)대우의 해외지사를 통해 일본 및 홍콩등 동남아 국가와 유럽중남미지역에 연간 3천만∼4천만달러씩 수출하고 일부는 북한내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고합그룹은 곧 북한방문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하고 정부의 허가가 나오는대로 북한을 방문, 의류 봉제 직물 면사 이불 솜공장등 섬유부문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장치혁 고합그룹회장은 지난 92년 9월 북한을 방문해 이들 합작공장 설립에 대해 당시 고려민족산업발전협회 최정근 회장과 합의했었다. 고합은 기술조사단을 구성해 92년 당시 합의한 사업들을 본격 재개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이같은 활발한 대북경협 움직임은 최근 북한핵문제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북한간 협상의 결과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여 반드시 성사할 것으로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이종재·이재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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