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교단출범 국내외에 신도1만여명/독가스·화학병기개발 무차별 테러교사『일본정부와 일전을 불사한다』
체포된 옴진리교의 아사하라 쇼코(마원창황) 교주(40)는 이른바 「천년 왕국」을 꿈꾸며 독가스·화학무기를 개발하고 핵무기까지 손에 넣어 일본정부와 대항하려 했던 희대의 과대망상가였다.
일본정부가 독가스사건에 전후 처음으로 내란죄 적용을 검토했다는 사실은 아사하라교주의 무차별테러교사에 일본경찰당국이 얼마나 골치를 앓아 왔는지 짐작케 한다.
본명이 마쓰모토 치즈오(송본지진부)인 그는 55년 규슈(구주)의 구마모토(웅본)현에서 가난한 다다미기술자의 4남으로 태어났다. 선천성 녹내장으로 시력이 0.3에 불과했던 아사하라는 현립 맹아학교에 들어간 6세때부터 『부자가 될 거야』라는 말을 즐겨한 유별난 아이였다.
그는 고교졸업후 신흥종교와 원시불교에 심취했으며 기학 선도 요가등에도 유별난 관심을 기울였다.
그의 정치적 성향은 어렸을 때부터 나타났다. 관상이나 손금을 보러 가면 『정치가가 될수 있느냐』는 질문이 단골메뉴였다. 90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25명의 교단간부를 이끌고 「진리당」으로 입후보했다가 전원낙선한 것도 그의 오랜 정치적 야심의 일단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아사하라는 20대 초반에 도쿄로 상경, 대학입시학원을 다니며 일본 최고의 명문 도쿄대 법학부에 응시했으나 낙방하자 수도권인 지바(천엽)현 후나바시(선교)시에서 침구사로 약국을 경영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 그러나 82년 가짜약을 판매하다가 약사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이무렵부터 그는 요가를 바탕으로 한 수행에 몰두했다. 기력으로 몸을 공중에 띄우고 앞날을 투시할 수 있는 예지력까지 갖추게 된 것도 이즈음이라고 교단관계자료는 밝히고 있다.
84년 옴진리교의 전신인 신선회를 설립한 그는 이름을 아사하라로 바꾸고 87년에는 교단명칭을 옴 진리교로 고쳤다. 말썽많은 옴진리교의 출발이었다.
옴진리교는 8년동안 은밀한 신자포섭활동을 펼쳐 시즈오카(정강)현 후지노미야(부사궁)시에 교단총본부를 비롯, 일본 전국에 24개의 지부와 도장을 갖춘 신흥종교세력으로 부상했다.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모스크바등 해외에도 지부를 설치, 포교 활동을 벌여 1만여명의 신도를 포섭했다.
신도들은 이 종교가 주장하는 「종말론」을 철저히 신봉하고 있다. 아사하라는 지난달 출간된 「해뜨는 나라, 닥쳐오는 재앙」에서 97년에 인류 최후의 전쟁 아마겟돈이 벌어지며 옴교 신도들이 이 대파국에서 전인류의 4분의 1을 구원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옴진리교 신도들의 연령층은 20∼30대가 주류다. 신앙도에 따라 노란띠의 「1단계」 주황색의 「2단계」로 신도를 구분한다. 1단계를 졸업하는데만 1백만엔이 든다. 교단은 최근 재산몰수 가족면회금지등의 규율로 탈퇴신자가 늘자 이를 저지키 위해 수차례의 납치사건을 저질러 물의를 빚었다.<이창민 기자>이창민>
◎일 경,옴교단에 “스파이”/과거 좌익과격파 동태감시목적 투입/사린사건후엔 간부들 소재파악 보고
도쿄경시청은 지하철사건이 발생한 직후 옴진리교 교단이 깊이 관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외길수사를 펼쳐 왔는데 이에 대해선 경찰의 스파이가 일찍부터 이 교단에 잠입, 교단관계자들의 동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이 교단에 수명의 스파이를 투입한 것은 공안당국에서 과거 좌익운동을 했던 과격파의 일부 멤버들이 3∼4년전부터 이 교단에 들어간 사실을 파악, 이들의 동태를 감시하려는 목적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측 스파이들은 이 교단이 비밀리에 화학반을 운영하며 각종 독극물과 세균무기까지 연구하는 점을 수상히 여겼으나 교단의 내부기구가 점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어 아사하라교주를 비롯한 상층부의 움직임은 제대로 파악지 못한 채 자신들이 소속된 조직의 부분적인 정보만 알려왔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정보를 토대로 이 교단이 감추고 있는 사린완성품을 찾기 위해 도쿄지하철사린사건이 터진 직후인 3월22일 이 교단의 전 시설을 수색했으나 사린을 발견하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경찰이 정부조직과 비슷한 이 교단의 내부조직의 우두머리인 핵심간부들의 소재를 일찍부터 파악하여 상당수를 체포할 수 있었던 것은 스파이들의 정보보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
경찰은 교단내의 점조직 동정을 선조직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일부 간부들의 잠행처를 확인한 뒤에도 한동안 잡지 않고 뒤를 추적했는가 하면 일부 중간간부들을 협력자로 만드는 수법으로 일망타진을 노렸던 것으로 전해졌다.<도쿄=이재무 특파원>도쿄=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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