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PC로 힘든 과학연산·그래픽·동화상도 “척척”/인텔사선 「486칩」단종 검토… “곧 주력기종” 예고펜티엄PC가 사무실과 가정의 책상에서 486PC를 급속히 끌어내리고 있다.
77년 스티브 잡스등 3명의 미국 컴퓨터천재들이 실리콘밸리의 허름한 창고에서 8비트용PC인 「애플2」를 처음 만든 이후 채 20년도 안돼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능가하는 펜티엄PC가 개인용컴퓨터의 주력기종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펜티엄PC는 사방 4.5㎝크기의 실리콘조각 위에 무려 3백30만개의 트랜지스터와 박테리아보다 더 미세한 회로선을 집적시킨 펜티엄칩을 중앙처리장치(CPU)로 장착한 고성능PC. 93년 첫선을 보인 60㎒급 펜티엄칩은 초당 1억회의 명령어를 수행하는 1백mips(mips는 초당 1백만개의 명령어수행을 나타내는 단위)의 고속처리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10여년전 은행과 기업 등에서 사용된 대형컴퓨터보다 빠른 속도다. 특히 3월에 개발된 1백20㎒급칩은 미 크레이사의 슈퍼컴퓨터인 「크레이 V―MP」의 처리능력을 앞지르는 것으로 펜티엄PC는 대형컴퓨터와 개인용컴퓨터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미 인텔사의 전회장인 고든 무어는 이미 30여년전에 한개의 칩에 넣을 수 있는 트랜지스터의 수가 3년마다 4배씩 증가하고 회로폭도 매년 10%씩 가늘어져 집적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을 주장했다. 무어의 예언대로 79년에 나온 286XT급 PC에 사용된 8088칩은 2만9천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했던 데 비해 16년뒤에 선보인 1백20㎒급 펜티엄칩은 3백30만개를 넣어 집적도가 1백10배를 넘어섰다. 회로폭도 3㎛(마이크로미터·1㎛는 1백만분의 1m)에서 0.35㎛로 줄어드는 급속한 발전을 보였다.
펜티엄칩의 이같은 고집적기술은 바로 데이터처리속도의 향상으로 이어져 펜티엄PC는 486PC가 24시간에 걸쳐 처리하는 분량을 불과 3∼5시간만에 끝낼 수 있게 됐다. 특히 기존PC로는 처리하기 벅찼던 과학연산을 비롯해 3차원컴퓨터그래픽, 동화상도 빠르게 처리해 멀티미디어시대를 여는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두차례의 펜티엄칩오류파문을 겪으면서 움츠러들었던 국내 펜티엄PC시장도 올들어 빠르게 활성화하고 있다. 국내 컴퓨터관련업계에 의하면 국내 5대메이커가 1·4분기중 판매한 펜티엄PC는 약 10만대로 전체 PC판매량의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펜티엄PC의 판매호조는 국내PC시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두개의 큰손인 미인텔사의 칩공급정책과 PC업체의 마케팅전략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펜티엄칩 공급업체인 인텔사는 최근 486칩의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펜티엄칩에 주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보 삼성등 국내 주요PC업체들은 1·4분기중 486SX급기종을 단종한 데 이어 486DX2급 PC생산도 곧 중단하고 올중반기부터는 최하 486DX4급 이상의 기종을 생산할 것으로 보여 펜티엄PC시대는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된다.
인텔코리아의 이상필부장은 『펜티엄PC수준의 고성능 작동환경이 필요한 차세대운영체계 「윈도즈95」가 8월께 미국시장에서 선보이고 늦어도 10월엔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보여 펜티엄PC수요는 올중반기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홍덕기 기자> ◎국내업체 「펜티엄」시장공략 전략/삼보·LG·삼성·현대·대우 등 가격인하·성능 불꽃경쟁속/상대 기선제압 「세일전」까지 홍덕기>
올 1·4분기를 기점으로 국내PC의 주력기종이 486DX급에서 펜티엄PC로 빠르게 넘어가면서 국내 PC업체들이 펜티엄PC시장 선점을 위해 대대적인 성능보강과 가격인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상반기들어 팬티엄PC판매에 주력해온 삼보컴퓨터는 지난달초 60㎒급 펜티엄 PC의 가격을 멀티미디어 모델의 경우 2백48만원에서 2백16만원으로 대폭 내렸다. 이어 내달초에는 75㎒급 고속펜티엄칩과 4배속CD롬 드라이브를 장착한 신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펜티엄PC 판매에 소극적이던 삼성전자도 지난달 1일부터 2백84만원이던 펜티엄PC 가격을 25만원 내렸으며 음성명령인식기능을 갖춘 펜티엄PC 신제품 「매직스테이션 Ⅲ」을 기존제품과 비슷한 가격에 선보였다. 또 LG전자는 지난달 국내 처음으로 리모컨으로 TV수신 영화감상등 각종 멀티미디어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모니터일체형 펜티엄PC인 「심포니홈」을 출시하면서 펜티엄PC시장을 달구었다.
가격인하나 신모델발표 외에도 한정 세일판매를 통한 기선제압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부터 펜티엄PC판매에 역점을 두어온 대우통신은 이미 10일까지 「코러스 가격다운 대축제」를 열어 세일을 시작했고 현대전자도 4일부터 18일까지 멀티미디어PC인 멀티캡을 기존가격보다 21% 할인판매하는 「멀티캡 패밀리 세일」을 실시중이다. 현대전자는 이 기간중 PC를 구입하는 사람에게는 12개월 무이자 할부판매까지 실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펜티엄경쟁은 대기업만이 아니다. 중견PC제조업체인 제우정보는 5일부터 19일까지 60㎒급 일반형 펜티엄PC를 1백43만원, 멀티형을 1백63만원에 판매하는 파격세일에 나서 중소기업 특유의 저가정책으로 펜티엄PC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뉴텍컴퓨터등도 가격인하로 시장을 넓히려 하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작년 1,840만대 팔려… 93년의 87배 신장
펜티엄PC의 열풍은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쳐 펜티엄PC가 세계PC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인 한국IDC자료에 의하면 93년에 등장한 펜티엄PC는 멀티미디어 열기와 함께 지난해부터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보급돼 93년 21만대판매에서 94년말 현재 1천8백40만대나 판매돼 87배가 넘는 신장률을 보였다. 같은기간중 386PC는 9백30만1천대에서 29만5천대로 급속히 감소했고 486PC는 2천4백76만8천대에서 2천8백44만2천대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또 95년이후의 판매추정치를 보면 펜티엄PC는 95년 3천1백만대, 96년 5천50만대, 97년 6천2백만대이다.
이에 반해 386PC는 PC업체의 생산중단으로 더이상 판매되지 않고 486PC는 95년 2천2백70만대, 96년 1천만대, 97년 5백만대로 현격한 판매감소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홍덕기 기자>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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