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신경생화학·심리적 요인 발병 회복후 8개월이상 약 복용해야 완치10년전 남편과 사별하고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한 부인이 우울감과 전신무력감, 심한 소화불량과 설사, 답답함, 불면증 등의 증상으로 내원했다. 5년전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던 그 부인은 얼마동안은 별다른 불편없이 지냈으나 한달전부터 다시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우울증은 별다른 이유없이 주기적으로 발병하고 내과적 검사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우울증은 저조한 기분을 주축으로 하는 병이다. 우울과 슬픔은 다르다. 우울은 외부환경의 자극을 받지 않고 나타나는 반면, 슬픔은 대상을 잃어 일정기간 외로움 서러움 연민의 정을 느끼는 상태이다. 따라서 슬픔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나 우울은 정신과적 치료를 필요로 한다.
우울증의 원인은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유전적 요인, 신경생화학적 요인, 사회심리적 요인 등이 우울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형제나 자매 간에 우울증이 많이 발병하고 쌍둥이는 함께 발병하는 데에서 유전적 요인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자에 비해 여자에게 우울증이 많이 나타나는 것도 유전적 요인의 하나이다. 사회심리적 요인중에는 환경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실험동물에게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주면 무기력한 상태가 되는 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또 어떤 대상을 잃고 이로 인해 나타나는 적개심을 억압하거나 자책하므로서 발병하는 것이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이다. 신경생화학적 요인으로는 대뇌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이나 작용기전의 이상을 꼽을 수 있다.
우울증은 항우울제를 중심으로 한 약물치료와 환자를 위로해주는 지지적(지지적) 정신치료가 도움이 된다. 이밖에 수면치료및 광선치료, 증상에 따른 전기충격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항우울제로는 기존의 항우울제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차단제」 「단가아민산화효소 차단제」등이 있다. 삼환계 항우울제는 비교적 고전적인 약으로 다른 약에 비해 부작용이 심하다. 세로토닌 재흡수차단제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우수하다고 입증된 약이다. 단가아민산화효소 차단제는 근래 새롭게 선보인 약물로 신체증상이 많은 우울증에 더욱 효과가 높다.
일부에선 정신과에서 투여하는 약물은 습관성이 있고 간장에 해로우며 바보처럼 된다는 이야기가 떠도는데 이는 분명 잘못된 이야기이다. 특히 항우울제를 복용할 경우 회복후에도 최소 8개월이상은 계속 약물을 복용해야 재발의 위험이 없어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말해 우울증은 병이다. 때로 정서적 증상과 더불어 내과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내과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우울증일 가능성이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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