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 최씨 “장 의원 비서관에 명단 받았다”【안양=김진각·김호섭 기자】 속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경선대회 돈봉투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경찰청과 안양경찰서는 15일 검찰의 지휘를 받아 장경우 안동선의원을 빠르면 16일중 소환키로 했다.
수원지검도 이날 공안부 황병돈 검사를 이 사건 전담검사로 배정,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장의원 비서관 강희덕(29)씨를 불러 조사한 결과 최경섭(39·안산지구당 당원)씨가 돈봉투와 함께 갖고있던 대의원명단은 강씨가 건네준것으로 밝혀냈다.
최씨는 당초 이 명단을 경선현장인 안양문예회관에서 주웠다고 진술했으나 이날 하오 경찰에서 진술을 번복, 『장의원에게 해가 될까봐 거짓진술을 했다』며 『의정부와 성남지역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당부키 위해 12일께 강씨에게서 명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가 갖고있던 성남시 수정·분당구 대의원 38명의 명단중 21명의 이름앞에 「○」표시가 있는 사실을 중시, 이들 대의원에게 돈봉투를 돌렸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수정구대의원 박모(33)씨등 10명과 분당구 대의원 강모(48)씨등 11명을 상대로 확인작업을 펴고있다.
경찰은 이날 최씨가 돈봉투를 돌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안의원측 홍정남(34)씨를 다시 불러 돈봉투를 받은 대의원이 누구인지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또 경선대회장의 매표시비 과정에서 안후보측 운동원들이 민주당 선관위원장 이규택 경기도지부장을 폭행한 혐의가 드러나면 관계자들을 사법처리키로 했다.
◎민주 경선파동 「갈등의 늪」/계파 정면대결양상 비화/이 총재동교계 감정대립 심화/진상조사 활동싸고 「확전」소지
민주당이 경기도지사후보 경선파동을 둘러싼 갈등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민주당은 15일 총재단회의를 열어 이번사태와 관련해 대국민사과와 함께 2차결선투표함 개표후 진상조사에 들어가기로 결정, 사태의 조기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사태로 이기택총재측과 동교동계의 감정대립이 전혀 누그러들지 않고 있어 조기수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2차결선 투표함 개표결과 이총재측이 지원한 장경우의원이 승리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동교동계가 밀었던 안동선의원이 개표직전 사퇴를 선언해버려 상황이 더욱 꼬여가고 있다.
안의원은 사퇴성명을 통해『제1야당의 총재가 당을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계파만을 위해 소승적으로 행동하는데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이총재에게 직격탄을 퍼부었다. 안의원의 사퇴는 장의원의 당선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이나장의원은 대의원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며 후보사퇴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나서 양측은 정면대결양상을 띠고있다.
이날 열린 총재단회의의 험악한 분위기도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음을 예고했다. 특히 동교동계의 권노갑 부총재와 이기택총재사이의 격렬한 설전은 양측 갈등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권부총재는 『이총재측이 대의원들을 호텔에 투숙시키고 향응과 금품을 제공하는등 과열분위기로 몰고간 것이 사태원인』이라며 이총재를 직접 겨냥했다.
이에 이총재는 『대의원 단속과 10∼20만원씩 여비를 주는 것은 정당사의 관례였다』면서 『그런 관례를 문제삼아 폭력사태로 몰고간 것은 절대 용납할 수없다』고 맞받아쳤다. 폭력사태의 배후에 권부총재가 관련돼있다는 전제가 깔린 반격이었다.
양측이 합의한 진상조사반활동도 심각한 갈등소지를 안고 있다. 동교동계는 이총재가 지원한 장의원측의 돈봉투살포시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이총재측은 동교동계가 민 안의원측 폭력사태의 진상규명을 앞세우고있다. 더욱이 양측은 서로 돈봉투를 돌린 확증을 갖고 있다며 『할테면 해보자』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의 부정적 여론이 쏠리고 있는데다 지자제선거 전체에 미칠 영향등에 당전체가 위기의식을 느끼고있기때문에 각계파가 한발씩 물러나 수습쪽으로 가닥을 잡아갈 가능성도 없지않다.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이 동교동계 중진의원을 통해 이총재측에 사태수습을 주문한 것도 이같은 당내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대목이다.<이계성 기자>이계성>
◎민주 총재단회의 발언록
15일 상오 열린 민주당의 총재단회의에서는 이기택총재와 동교동계 핵심인 권노갑부총재가 이번 사태의 원인을 놓고 감정섞인 설전을 벌여 향후 수습과정의 난항을 예고했다. 다음은 총재단회의 발언요지.
▲이총재=당이 추락하고 있다. 현역의원이 폭행을 당한 사건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대의원들의 뜻인 투표함이 개함되지 못하고 있는것도 문제다.
▲권부총재=나는 계파싸움을 한적이 없다. 이총재쪽에서 대의원을 호텔에 투숙시키고 향응과 금품을 제공하는등 경선과열을 조장했다. 일부에서 폭력사태의 배후로 나를 지목하는데 나는 총재요청으로 경선에 참석해 흥분한 대의원들을 말렸다.
▲이총재=나는 장경우의원의 당선을 위해 내 돈을 썼다. 일부 대의원을 투숙시킨것도 사실이다. 자파 대의원을 단속하는것은 정당사에 늘 있던 일이다. 그러나 단상을 점거하고 현역의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한 사람은 누구인가. 또 경선장에서 내 이름이 함부로 불려졌던것은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
▲유준상부총재=현장에서 개표를 해야 했다. 돈봉투를 적발했다고 당원끼리 감금, 폭행한 것이 무엇에 도움이 됐나.
▲이부영부총재=또 싸워서는 안된다. 당장 대국민사과를 하고 개함을 한 뒤 진상조사위를 구성하자.<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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