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의 시인 정지용(1902∼?)을 기리는 지용제의 제8회 행사가 지난 10일부터 나흘동안 시인의 고향 충북옥천에서 열렸다. 해마다 이맘때 열리는 행사는 지방에서는 보기 드물게 성대한 종합축전이다.88년 해금과 함께 시작된 행사는 해가 갈수록 한 시골마을을 문화의 향기 가득한 동리로 만들고 있다. 89년 2회 행사때 「향수」시비가 제막됐고, 그 다음해 우리나라에서 시인으로는 처음 그의 흉상이 만들어져 시비와 나란히 섰다.
옥천군내 관성회관, 체육공원, 여성회관, 공설운동장등 대형 문화공간을 거의 망라해 열린 행사는 마지막날 본행사를 절정으로 열린음악회, 전국노래자랑, 학예발표회, 각종 전시회등 군 전체 문화행사가 결합된 대형 문화제전이었다. 시인을 기리는 문학행사이면서도 고급한 모양새를 내려는 형식에 치우치지 않아 유치원 아이들부터 팔순 촌로(촌로)까지 참가하는 자유로운 문화축제가 된 것이다. 특히 시낭송에 무용 노래를 곁들인 13일 밤의 지용제는 시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지 실감케 했다.
관성회관 강당의 8백여석을 채우고도 모자라 복도와 강당 밖에서까지 2시간여 진행된 행사에서 문인들은 지용의 시 「향수」 「카페 프란스」 「유리창」 「불사조」등을 낭송했다. 또 명창 안숙선이 「아아, 이 애 몸이 또 달아오르노나」며 시 「발열」을 창으로 풀어냈고 테너 조영수와 가수 이동원, 고병희의 노래에 이어 옥천관성문학회 청소년들이 「산엣색시 들녘사내」를 합송했다.<옥천=김범 수기자>옥천=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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