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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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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스웨덴의 후르덴브르그시의 시민들은 분열과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조금은 짓궂고도 기발한 방법으로 시장을 선출했다. 먼저 입후보자들을 원탁에 둘러 앉히고 각자의 턱을 원탁위에 올려 수염을 펴도록 했다. 그런후 조금은 찜찜한 이야기지만 원탁가운데 한마리의 벌레를 내려놓았다. 이 우스꽝스런 「유권자」가 발발거리고 기어가 제일 먼저 파고 들어가는 수염의 주인공을 다음시장으로 뽑았다. ◆선거라면 거금을 쓰는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요즘의 선거와 비교하면 얼마나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인가. 공명선거를 하려했던 후르덴브르그시민들의 열의와 고뇌가 엿보이는 이야기다. 그 당시 수염은 남성의 심벌로 대부분 이를 길렀기 때문에 이러한 선거방법에 별문제가 없었던 모양이다. ◆6월27일의 지방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당마다 후보자를 경선 및 추천하는 등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벌써부터 돈봉투사건으로 제1야당이 벌집 쑤신듯 시끄러운 가운데 입후보등록을 하면 구속될 사람이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공명이 흐려지고 있다는 한심한 이야기로 후르덴브르그시의 시장 선출 방법을 웃어 넘길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우리의 지방자치 능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그 상징이라고 할「지사」라는 한문 뜻 그대로 행정에 능하고 그 지역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라고 할 공명선거로 이러한 사람을 선출하는데 이번선거의 의미가 있다. 이를 실천하는 것은 바로 3천1백만7천4백61명의 유권자들로 지금부터라도 공명선거의 의지를 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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