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애 만연, 결혼연령 급격히 낮아져/이혼도 쉽게허용·만혼 캠페인까지 벌여북한은 최근 조혼의 폐해를 강조하면서 여성들이 신청한 이혼을 쉽게 허용하는등 독신여성의 노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 청년조직인 사회주의 노동청년동맹(사로청) 기관지 노동청년은 26세에 두살의 아이를 두게 된 여성을 『한창 일할 나이에 가정의 포로가 됐다』면서 『이는 시대의 낙오자로 전락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22세에 약혼한 이 여성이 『정력이 넘쳐나 일을 많이 해야 할 나이에 포로가 돼 아이들과 남편의 뒷바라지나 하는 신세가 된 것을 후회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청춘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후회는 이미 때 늦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청년은 이어 『여성들이 일찍 가정을 이루면 청춘을 보람없게 보내게 된다』면서 『이는 당과 조국 앞에 죄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만혼론을 펼쳤다.
90년 새로 제정된 북한 가족법은 『결혼은 남자 18세, 여자 17세로부터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법은 『국가는 청년들이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사회와 집단을 위하여 보람있게 일한 다음 결혼하는 사회적 기풍을 장려한다』고 이중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김일성은 여맹4차회의에서 『여성들은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가정에 파묻히지 말고 시집을 좀 늦게 가더라도 당과 혁명을 위해 더 많이 배우고 일하도록 해야 한다』고 「교시」, 사실상 만혼을 정책적으로 권장해 왔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북한 젊은이들의 평균 결혼연령은 남자 28∼30세, 여자 25∼26세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평양에서는 젊은 남녀가 연애를 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는등 자유연애풍조가 만연돼가면서 결혼연령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시나리오작가 장유선은 93년9월 「조선영화」에 기고한 글에서 자유연애풍조에 대해 『이같은 사랑은 결국 자신을 불행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결국 북한은 연애결혼의 확산으로 조혼사례가 늘어나자 노동력 보존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이와 함께 최근 여자쪽에서 제기하는 이혼을 관대하게 허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56년3월 내각결정 제24호를 통해 합의이혼제도를 폐지하고 반드시 재판소의 판결을 통해서만 이혼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귀순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혼신청자가 남편인 경우 「교양을 잘해 함께 살아라」고 판결을 보류하지만 아내가 신청한 경우는 대부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는 90년대들어 이혼이 급증하고 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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