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가득 흐르는 절절한 자식사랑 정겨움 넘치는 얼굴 가슴 찡하게 와닿아<스물 하나…당신은 고개를 두 개 넘어 얼굴도 본 적 없는 김씨댁의 큰 아들에게 시집을 왔습니다…>스물>
은근하지만 강력한 호소력을 지닌 광고는 이렇게 시작된다. 도전과 사랑을 주제로 하는 삼성그룹과 계열사의 이 캠페인광고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도 독특한 목소리를 낸다. 길게 이어지는 문장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스물 여섯…시집 온 지 오년 만에 자식을 낳았습니다. 당신은 그제서야 시댁 어른들한테 며느리 대접을 받았습니다 /서른 둘…자식이 밤 늦게 급체를 앓았습니다. 당신은 자식을 업고 읍내 병원까지 밤길 이십리를 달렸습니다 /…중략… /예순…환갑이라고 자식이 모처럼 돈을 보냈습니다. 당신은 그 돈으로 자식의 보약을 지었습니다 /예순 다섯…자식 내외가 바쁘다며 명절에 고향에 못내려온다고 했습니다. 당신은 동네사람들에게 아들이 바빠서 아침 일찍 올라갔다며, 당신 평생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습니다>
「세계 일류 캠페인」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삼성생명의「우리는 당신을 아버지라 부릅니다」「우리는 당신을 어머니라 부릅니다」라는 광고는 가정의 달인 5월에 맞춰 전개되는「효 캠페인」.
부모의 자식사랑을 연대기에 맞춰 정리한 카피와 보통의 아버지·어머니상을 나타내는 모델의 사진을 결합시킨 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지면광고로 나가는 이 캠페인은 신뢰와 따뜻함을 암시하는 암갈색의 색조, 상징적 효과를 내는 인물의 확대사진등으로 패륜적 범죄에 찌든 요즘 세상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시리즈로 그레헴 벨, 닐 암스트롱, 손기정등을 소개하며 「세계 일류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최근에는 방향을 약간 바꿔 미국 대통령에 4번이나 당선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등장시키고 있다. 이 광고는 「아무도 그를 장애인으로 기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한 캠페인이다.
TV에 흑백화면으로 등장하는 루스벨트의 모습은 장애인에게 긍지와 용기를 주면서, 특정한 내용의 홍보보다는 삼성그룹에 대한 공감을 느끼게 한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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