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4대 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정당들은 내주초까지는 내부경선 혹은 추대대회를 통해 15개 시도지사후보선출을 완료하고 본선준비에 본격 돌입한다. 광역의회의원과 기초단체장, 기초의회의원도 함께 선출하는 이번 선거의 초점이 유독 시도지사선거에 집중되는 것은 서울시장을 비롯한 광역단체장에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3년간 살림맡겨
선관위나 여론조사기관들은 총 5천7백여명의 「선출된 권력」을 양산하게 될 이번 선거의 평균 경쟁률이 최소한 4대1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있다. 어림잡아 후보자가 2만명을 훨씬 웃돌 것이라는 얘기다. 싫든 좋든 3년간 우리살림을 맡아줄 「곳간지기」와 그 감시인을 뽑는 이번선거는 그래서 각별하면서도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만큼 유권자들의 권리행사와 책임도 막중할 수 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순간의 선택이 지방자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수도 있다. 「곳간지기」한사람을 잘못 둔 탓에 시 재정이 파탄나 애꿎은 주민들이 빚더미에 올라 앉은 외국의 사례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자치행정의 재난과 불행을 막을 책임은 전적으로 유권자 몫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자치행정을 이끌어갈 인물을 철저히 가려뽑아야한다.
후보를 알리는 수종의 법정 홍보유인물도 지역일꾼의 적임자를 가리는데 훌륭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귀찮은 광고물정도로 그냥 팽개칠 것이 아니라 찬찬히 숙지해 후보자간의 우열을 판단하는 성의는 유권자가 갖춰야할 최소한의 덕목이다. 단돈 백원 천원을 아끼려 지척의 구멍가게를 두고 멀리 떨어진 시장을 찾아가는 알뜰주부의 심정으로 후보의 상품가치를 꼼꼼히 따져보자. 전력에 흠은 없는지, 공복으로서의 자세와 비전은 있는 사람인지, 공사를 엄격히 구별할줄 아는 사람인가등을 살피자.
○알뜰주부들 처럼
그리고 이런 후보들에겐 표를 주지 말자. 먼저 실현가능성이 없는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다. 예컨대 서울의 교통난은 어제오늘에 생겨난 단발성 돌출 현안이 아니다. 몇년간의 노력으로 해결될 사안이 못된다. 그럼에도 자신이 당선되면 단시일내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치는 후보가 있다면 일단 걸러야 할 대상이다. 자신의 임기가 3년이란 사실마저 잊은 사람에게 뭘 기대할수 있겠는가.
정쟁의 도구로 급조된 인물도 가급적 피하자. 아무런 사전준비도 없이 『무조건 이겨놓고 보자』는 당리당략에 떼밀려 나온 후보에게 무슨 주민편의행정을 기대할 수 있을까. 또 정정당당한 정책대결을 할 생각은 않고 혈연 지연 학연등을 무기로 당선을 노리는 후보 역시 제쳐두자. 「토박이」시비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후보에게 공복이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이다. 공복의식없이 자신의 명망을 위해 혹은 기득권을 지킬 욕심으로 출마를 결심한 지역 졸부나 토호들을 과감히 배제하자.
○눈 크게뜨고 넓게
수백 수천억원의 혈세를 다룰 사람들에겐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시장 도지사 군수 구청장은 지역발전의 성패를 가름하는 단 한사람의 선출직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국정을 대표하는 2백99명가운데 1인을 뽑는 국회의원선거와 또다른 중요한 의미는 여기에 있다. 눈을 크게 뜨자. 그리고 넓게보자. 음험한 정치놀음의 앞뒤를 꿰뚫는 유권자의 눈이 시퍼렇게 살아있음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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