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유엔」IPI 서울총회 15일 개막/「유일 분단국」 특수상황 이해촉구 호기/고궁서 개막식·리셉션… 7개주제 토론전세계언론인들의 최대행사인 국제언론인협회(IPI)제 44차총회가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세계89개국의 언론사사장과 발행인 편집간부등 2천여명이 회원인 IPI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단체이다. 「언론의 유엔」 「언론올림픽」으로 불리는 IPI총회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우리 언론이 한단계 성숙해졌음을 말해주고 있다.
IPI서울총회는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주최측은 서울총회가 갖는 의미를 크게 두가지로 설명한다.
하나는 IPI에서 과거에 언론자유 감시대상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총회를 주최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언론자유의 선진국이 됐음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시절에 항상 언론상황이 문제됐던 우리나라는 92년의 부다페스트대회에서 언론자유를 완전하게 향유하고 있는 나라로 정식보고 되었다.
IPI한국위원회 관계자들은 『과거 총회에 참석했을 때 우리나라의 언론상황이 도마위에 오르는 것을 보고 참담한 생각이 들었는데 서울에서 총회가 열리는 것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또 하나는 세계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총회는 또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분단현실을 세계각국에 정확히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분단에 대한 이해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주최측은 참가자를 위한 일정에 판문점견학을 포함시켰고 세미나 주제중 하나를 「독일통일의 교훈」이라는 분단국가에 맞는 주제로 정했다.
서울총회에는 회원국의 언론계 대표인사와 정계지도자등 5백여명이 참석해 15일부터 17일까지 공식회의를 갖는다. 그리고 일부참석자들은 18일부터 21일까지 관광등 비공식일정을 갖는다.
주최측은 개막식을 경복궁에서 갖고 환영리셉션을 창경궁에서 갖는등 우리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여러 배려를 했다.
개막식은 15일 상오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다. 김영삼대통령이 참석해 치사를 한다. 개막식이 끝난 뒤 총회는 핵심일정인 7개주제의 세미나와 워크숍을 갖는다.
「약진하는 한국」, 「독일통일의 교훈」, 「언론의 세계화와 문화적정체성」, 「민주화와 경제성장」, 「아시아, 아메리카및 신유럽」등이 세미나 주제이고 워크숍주제는 「언론상황의보고」와 「언론인 훈련과 교육」등이다. 「약진하는 한국」에서는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이, 「독일통일의 교훈」에서는 공로명 외무부장관이 각각 주제 발표를 한다.
주최측은 분단국에서 열리는 특수상황을 세미나주제에 반영시키면서 언론의 세계화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말한다. 특히 16일의 「언론의 세계화와 문화적정체성」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는 세계화물결을 타고 공세를 취하고 있는 선진언론의 공격적 침투에 맞서는 아시아등 제3세계의 전통문화보존문제가 집중 토의된다. 이 세미나에서는 미국과 호주, 일본과 인도 그리고 우리나라의 편집간부들이 상반된 입장에서 언론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주최측은 89년의 베를린 총회이후 2개월여만에 독일이 통일되었고 지난해의 남아공 케이프타운총회 이후 남아공에서 처음으로 흑인정부가 서는 쾌거가 일어 났듯이 서울총회도 역사적 사건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감추지 않고 있다.<윤석민 기자>윤석민>
◎총회 참석자/라벤톨 회장·이그나텐코 타스통신사장·일 하타 전총리등/45개국 500여 언론·정계인사 참석
IPI총회에 참석하는 인사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이번 총회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등 45개국에서 5백여명의 언론계및 정치계 인사들이 참석할 계획이다.
중량급 언론계인사로는 IPI회장인 데이비드 라벤톨 미타임스 미러그룹 총괄편집인,유진 로버트뉴욕타임스지 편집국장, 발터 리히트베르그 독일DPA통신사장,비탈리 이그나텐코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사장등이 꼽힌다.
우선 라벤톨IPI회장은 워싱턴포스트지의 편집부국장과 「뉴스데이」 발행인을 역임한 중견언론인. 미퓰리처상 수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있기도 한 그는 지난해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IPI총회에서 강력한 인종차별 철폐결의안을 채택,강직한 언론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함께 고르바초프 전러시아대통령시절 공보장관을 지냈던 이그나텐코 이타르타스통신사장과 일본 IPI위원장인 이누카이 야스히코 교도(공동)통신사장, 차기 IPI회장으로 내정된 피터 로버스톤 영국가디언및 옵서버의 주필도 이번 총회를 빛낼 인물이다.
이밖에 미IPI위원장인 앤드류 배너 세인트 피터스버그타임스사장, 셀비 코피3세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사장, 나카에 토시타다 일아사히(조일)신문사장, 리 케이시호주 AAP사장도 참석한다. 당초 캐서린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회장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심한 독감에 걸려 참석을 취소한다는 전문을 보내왔다.
정계인사로는 하타 쓰토무(우전목)일본전총리,제임스 베이커전미국국무장관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앤드리스 반아흐트전네덜란드총리와 앤드류 피코크전호주외무장관,도널드 그레그전주한미대사등도 총회의 세미나토론자로 참석한다.<이상원 기자>이상원>
◎IPI와 한국과의 관계 발전/56년 첫 가입신청 거부당해/59년 개인자격 가입만 허용/장기영 본보 창간발행인/61년 초대 국내위원장에
IPI(INTERNATIONAL PRESS INSTITUTE)는 50년 미국뉴욕의 컬럼비아대학에서 15개국의 신문편집인 34명이 모여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지키기위해 결성됐다. IPI창설산파역이고 초대회장인 뉴욕타임스지의 레스터 마켈은 『세계평화는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국가간에 필요한 좋은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언론인의 역할은 바로 이런 귀중한 정보의 매개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다』고 헌장에 그 이념과 목적을 수록했다.
IPI는 51년 프랑스 파리에서 창립대회를 가졌으며 52년 역시 파리에서 1차총회를 개회했다.
IPI활동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언론자유수호를 위한 활동이다. IPI의 활동은 국경과 이념을 초월한 범세계적인 것이다.언론을 탄압하는 정부에 공개항의서한을 보내거나 결의문을 채택하고 조사단파견을 결정한다. 그리고 매년 세계언론에 각국의 언론탄압실태를 조사해 이를 공개한다. IPI의 연보인 세계언론자유현황은 전세계 1백30여개국의 언론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56년 장기영 한국일보창간발행인등이 가입을 신청했으나 한국은 언론자유가 없는 나라라는 이유로 거부되었다. 3년뒤인 59년 베를린총회에서 겨우 장발행인등만의 개인가입이 허용되었으나 국내위원회의 설치는 거부됐다. 4·19이후 61년에 가서야 국내위원회설치가 허용되었고 초대위원장은 장기영한국일보발행인이 맡았다. 우리나라는 61년총회부터 정식회원으로 참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동치는 국내언론상황을 반영해 IPI와 우리와의 관계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가 IPI에서 제대로 대접받기 시작한 것은 6·29선언과 서울올림픽을 치르면서 국내의 언론상황이 자유롭다는 인정을 받은 89년 부터였다.
IPI는 각국의 국내활동을 위해 회원국마다 국내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설립요건이 매우 까다롭다.이 때문에 89개 회원국중 국내위언회를 두고 있는 나라는 17개국뿐이다.설립요건중 제일 중요한 것은 그 나라에 언론자유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IPI본부는 오스트리아 빈에 있고 22대인 현회장은 미국 타임스미러그룹의 총괄편집인인 데이비드 라벤톨씨, 사무총장은 국제신문발행인협회의 뉴미디어위원장을 역임한 요한 프리츠씨이다.
IPI는 주요결정을 24명의 본부이사가 결정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방상훈 조선일보사장이 94년부터 본부이사를 맡고있고 방본부이사는 IPI한국위원장이다.<장학만 기자>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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