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후 페소화 폭락 여파로 경제 “휘청”/라이벌 부르돈 부상… 결선서 뒤집기 가능성14일로 예정된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한때 재선이 확실시되던 카를로스 메넴대통령이 결코 승리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처했다.
지난 89년 집권한 뒤 인플레 억제, 높은 경제성장등 괄목할만한 업적을 이룬 메넴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자신이 5년 더 통치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대통령 연임을 허용하는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개정된 헌법에 의하면 1차투표에서 총투표수의 45%이상을 획득하거나 혹은 차점자를 10% 이상 따돌린 상태에서 40%이상을 얻은 후보자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해당후보가 없으면 1개월뒤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2차 결선투표를 실시, 다수득표자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올해 3월말까지만 해도 메넴은 1차투표에서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낙관했고 정치분석가들도 그렇게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메넴이 1차투표만으로 당선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말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집권 페론당의 메넴후보는 45%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8개월전 페론당을 뛰쳐나와 신생 「민족결속전선」을 결성한 상원의원 호세 옥타비오 보르돈후보가 30%, 혁신당의 오라시오 마사세시는 19%의 지지를 각각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5월초 실시된 또다른 여론조사에 의하면 메넴이 39.6%로 지지율이 급락한 반면 보르돈후보는 32.6%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메넴의 인기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멕시코의 경제위기 여파로 아르헨티나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자들의 불만이 폭발지경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들마저 체불 임금의 지급을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 4월 마르틴 발사 군참모총장은 『지난 76년부터 83년까지 소위 「더러운 전쟁」때 반정부 좌파 게릴라 소탕시 무고한 수만명의 주민이 살해당했다』고 폭로, 메넴에게 치명타를 안겨주었다.
이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1차투표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2차투표까지 갈 경우 메넴이 패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정치분석가들은 점치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보르돈후보는 멘도사주 주지사 시절 깨끗하고 효율적인 행정수완을 보였다는 평판을 얻고 있으며 특히 앞으로 1개월내 극적인 경제호전의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2차투표로 갈수록 보르돈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르돈의 신생 야당은 집권 페론당에 비해 조직과 자금력이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막판 총력전에서 힘이 부친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고 있다.<상파울루=김인규 특파원>상파울루=김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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