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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남북한거리(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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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남북한거리(사설)

입력
1995.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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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공식 방문중인 이홍구 국무총리는 10일 리펑(이붕)중국총리와 장쩌민(강택민)국가주석을 차례로 만나 양국간의 현안을 비롯, 한반도 정세안정을 위한 문제들에 관해 실질적이고도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한다.이국무총리는 특히 이들 두 중국 최고지도자와의 회동에서 「한반도의 정전체제는 계속되어야 하며 북한 핵문제등은 남북한 당사자간의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밖에도 이 회담에서는 한반도 주변지역의 평화유지를 위해 한·중 양국의 군사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군고위인사의 교류확대도 약속했다고 한다.

당초 리펑총리의 방한에 대한 답방차원으로만 여겼던 것에 비해 매우 뜻있는 회담이었다 하겠다. 이로써 두 나라는 더욱 더 확고한 동반자관계로 발전해 가고 있음을 확인케 되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북한과의 경수로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데다 북한측의 정전협정무력화공세가 본격화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제1의 혈맹관계」임을 강조해 왔다. 그러한 중국이 이처럼 입장을 정리하고 표명한 것은 이총리 일행의 표현처럼 「상당한 의미가 있음」이 분명하다. 리펑총리 역시 「양국관계가 더없이 좋은 최적의 상태를 맞고 있다」고 언급했다는데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외교관측통들은 지금의 중국·북한 관계가 썩 좋지 않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북한측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으면서 중국측에 원조를 요청했다가 전에 볼 수 없었던 냉담한 반응에 부딪친 것이나, 반대로 북측의 타이베이(대북)―평양의 전세기운항개시 등으로 불편해진 관계등을 들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의 전통적인 자세의 변화일 것이다. 그들은 언제, 어디서나 중용의 철학을 잊지않고 있다. 최후의 순간이 아니면 좀처럼 양쪽중 어느 한쪽에 기우는 것을 기피하는게 체질이자 전통이었다. 더구나 제1의 혈맹관계였던 북한에 대해 차츰 노골적으로 차가워지기에 이른 것은 분명 중국사회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세계의 조류에 순응하면서 자신들의 실익을 추구한다는 현실론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총리의 중국방문은 현시점에서의 양국관계뿐 아니라 사망임박설이 파다한 덩샤오핑(등소평) 이후에도 미리 대비하는 의미도 있다. 최근 중국의 정정혼미설로 중국진출 우리기업들간에는 상당한 불안이 조성됐던게 사실이다. 이런 때에 양국이 전례없이 우의와 협력을 다짐함으로써 그런 불안도 상당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우리의 3대교역국의 하나이자 한반도정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4강의 하나다. 우리는 양국관계의 발전적 정립에 계속 노력하고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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