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과속아니다” 일반적 분석불구/무역적자 급증 등 부정론 만만찮아최근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절상속도에 대해 기업과 정부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대체로 원화절상(환율하락)으로 인해 엔고에 따른 수출증대효과가 반감될 것을 우려하면서 정부가 시장개입을 통해서라도 급속한 원화절상을 막아주길 바라는 눈치다. 반면 정부는 엔고로 인한 국내 물가상승 및 경기과열 부담을 원고가 어느 정도 상쇄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
특히 지난 1·4분기 경상수지 적자폭이 이미 연간 전망치(65억달러)의 절반을 넘는 37억5천만달러를 기록하고, 무역수지적자도 급격히 확대되는 추세에 있어 원화절상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의 우리나라 경제동향에 비추어볼때 현재의 환율절상 속도는 과도한 것인가. 그렇다면 적정한 환율수준은 얼마인가.
전문가들은 적정환율이 얼마인가는 명확히 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업종에 따라 손익분기점 환율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수지 물가 성장등 거시경제지표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수준의 환율을 적정환율이라고 할때 원화절상폭이 아직까지 과도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한국은행 강중홍이사는 『명목환율은 올들어 4%가까이 절상되었지만 실질실효환율은 절상폭이 그리 크지 않다』며 『엔고효과가 다소 줄어드는 점은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등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은 올들어 달러에 대해 원화가 3.8% 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실효환율로 평가하면 원화는 오히려 3%이상 절하됐다고 분석했다. 실질실효환율이란 각 나라의 물가상승률과 수출입가중치등을 감안한 환율로 금융결제원에서 고시하는 명목환율과 많은 차이가 있다.
LG연구원의 김주형박사는 『물가안정이나 경기진정을 위해 달러에 대한 원화절상은 필요하지만 일부의 주장과 같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급격한 원화절상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달러당 7백50원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이정도면 적정한 환율수준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강이사는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큰폭으로 확대되고 있어 원화의 추가절상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도 더이상의 과도한 원화절상을 방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화절상에 따른 최대피해자는 섬유 의류 신발등 경공업부문의 중소수출업체다. 이들은 엔고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원고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일본에서 핵심부품과 설비를 수입한 다음 한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등지로 수출하는 중소기업은 엔고 원고로 이중피해를 보고 있다. 원고 현상이 대세이긴 하나 적절한 대응책이 강구되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의 도산에 따른 국내경제의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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