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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화한 「X세대」에 진짜 신세대들의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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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화한 「X세대」에 진짜 신세대들의 항변

입력
1995.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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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다리·유창한 외국어·자가용은 마치 기본/“난 그런 신세대가 아니야”「신세대」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우선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유창한 외국어에 자동차와 컴퓨터, 삐삐는 기본이다. 외모상으로는 서구인 뺨치는 늘씬한 롱다리에 세련되고 대담한 옷차림들일 것이다. 자기개성이 강해 의사표현이 분명하며 행동도 주위를 의식지 않을만큼 자유분방하다. 대단히 현실적이어서 자기관리에 철저한 반면 온갖 레저스포츠와 춤, 노래등을 즐기는데도 수준급이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세대들은 이런 식의 정형화한 이미지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매스컴과 상업광고가 만들어낸 허상이며 실제로 그러한 조건을 갖춘 소위 「잘 나가는 X세대」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많은 「진짜」신세대들은 터무니없이 과장된 신세대상때문에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심하면 좌절감까지 느끼는등 억울하게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항변한다.

서울 K대 4년 김영일(24)군은 『같은 과 동료 60여명중 매스컴에 등장하는 X세대 이미지와 완전히 부합되는 친구는 단 한명도 없다』며 『아마 그런 젊은이는 영화나 TV광고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방출신으로 하숙을 하고있는 S대 홍재헌(22)군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저 공부하며 사회진출 준비를 하고 소박하게 즐기는등 지금의 30∼40대와 크게 다를것 없는 평범한 학창생활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신세대상의 상당부분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소외감에 빠지거나 열등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같은 콤플렉스는 자주 남녀관계에서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허상임을 알면서도 은연중에 상대방에게는 그런 모습을 요구하고 거꾸로 스스로의 「조건미달」에 자신감을 잃는다는 것이다. 경원대 김모(22)군은 『자동차가 없다는 이유로 미팅같은 데서도 괜히 기가 죽곤한다』며 『올 여름방학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소형승용차라도 할부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벼르고 있다.

고려대 대학원 신석호(25)군은 『사실 일부 오렌지족의 부정적 행태가 일반적인 신세대문화로 잘못 알려진 측면이 있다』며 『이 때문에 평범한 다수가 부당하게 소외집단이 되고 심지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외국어콤플렉스같은 것은 오히려 자기발전의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신세대 콤플렉스를 교묘하게 상술에 이용하는 곳도 있다. 신촌의 주말 밤거리에서는 보통 젊은이들이 평범한 외모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풍경을 자주 보게된다. 일부 신세대주점이 외모가 너무 평범한 젊은 손님들은 아예 입장도 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토요일인 지난 6일 신촌의 V카페 앞에서 D은행직원 한승철(한승철·25)씨는 입장거부를 당한 뒤 『숏다리의 설움을 톡톡히 당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들 업소가 「물 좋은 곳」으로 소문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청소년정신의료센터 진태원(35)실장은 신세대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대화를 자주 가져 자기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충고했다.<최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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