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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여행과 교육/최성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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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여행과 교육/최성자(메아리)

입력
1995.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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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문광고에 관광분야가 두드러진다. 한면 가득 메우고 다른 면까지 넘쳐난다. 그만큼 관광여행이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 들었다. 여행은 우리에게 오랜 꿈이었다. 『이 다음에 늙으면 세계 여행이나 하고 살아야지』 돈벌고 자식 가르치며 고생할 때 이 꿈으로 시름을 덜었다.살만하게 된 지금 국내나 외국 여행이 엄청나게 늘었다. 경주 부여나 지리산 설악산 등지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나이 성별 직업에 상관없이 로마 아테네나 백두산 만리장성에도 한국인이 줄을 잇는다.

그렇지만 어디서건 우리의 여행문화는 저급하다는 평이다. 고도나 성산에 떼를 지어 몰려가서 확성기를 틀어놓고 밤새 고성방가 하기가 일쑤이다. 인솔자를 따라간 외국에서도 자주 말썽이 생긴다. 뱀탕과 곰 발바닥사건, 골프장 캐디 구타사건, 여권 도난사건 등.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또다른 세계」라는 학교에서 인생을 배우는 과정이다. 공부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여행가는 곳에 대해서 역사 문화재 인물 자연환경 등 예습해야 할 것이 많다. 그래야 제대로 눈에 보인다.

선진국 여행객은 좋은 안내서를 들고 다닌다. 국내에서도 안내서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영남대 유홍준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인기높은 까닭은 품격있는 여행을 바라는 이들이 많아진 때문이다.

문화체육부는 최근 「한국문화관광 200개 코스」를 선정해 관광상품 개발에 나섰다. 고유한 민속축제와 역사문화 유적지 그리고 전통공예를 보는 탐방 길을 마련해서 외국인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뒤늦은 시도이다.

한국인이 국내외 여행에 품격을 갖기 위해서는 사회와 개인 모두 할일이 있다. 우선 교육을 통해 여행의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 국민 개개인은 삶을 기름지게 하는 여행의 가치에 눈뜨는 깨달음이 필요하다. 큰돈을 들여 간 외국 유명 관광지에서 10달러짜리 안내서를 외면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알아야 한다.

오늘도 신문에 난 관광회사 광고 글은 말만 요란하다. 「으뜸여행」 「최대 파격코스」 「최고 품격코스」 「특선 유럽 3개국」 「광활한 대륙 중국여행」 「사랑의 유람선과 함께 하는 동남아여행」 「러시아 북유럽 완전일주」불과 며칠만에 특급호텔에서 고급요리를 먹으며 10개국을 완전히 돌아본다(?)는 광고도 있다.

이제 최고 품격여행, 최대 파격여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 배울 때가 됐다.<생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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