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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시간절약 5,638억 경제효과/10부제 실시 4개월의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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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시간절약 5,638억 경제효과/10부제 실시 4개월의 공과

입력
1995.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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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개선·대중교통 이용늘어 “큰성과”/장거리 통근자·자영업자 구제책 미비승용차 10부제는 서울시민들이 「한강교량 보수로 인한 교통체증해소를 위한 조치」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이는 각 기관이 10부제실시를 전후해 실시한 여론조사와 교통량·통행속도조사등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10부제의 성과는 무엇보다 서울시내의 교통소통여건이 전반적으로 나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서울시 교통관리사업소가 조사한 10부제실시후 통행속도 및 경제적 이익평가에 의하면 승용차 통행속도는 실시전에 비해 평균 3.8(13.6%), 버스전용차선과 효과가 맞물린 일반버스는 평균 2.37(20.6%) 빨라졌다. 특히 하오시간대는 각각 6.02(24.2%), 3.66(33.8%)로 더 빨라졌다. 또 경제적 효과는 10부제실시 4개월동안 연료절감액 1천9백56억여원에 시간절감가치등을 포함, 5천6백38억원의 이득이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승용차 10부제실시후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용도가 높아져 교통패턴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 더 큰 성과로 꼽힌다. 서울시 자체조사에 의하면 지하철승객은 10부제 이전인 지난 1월에 비해 2·4월에 각각 4.6%, 4.8% 증가했으며 버스승객은 2.9%, 2.6% 늘어났다.

또 10부제 실시로 신규차량이나 중고차 구입이 늘어날 것이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신규차량등록과 중고차 매매건수가 지난 1월에 비해 오히려 49%, 20%정도 줄었다. 시민들이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바람직한 교통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10부제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자가운전자나 택시운전사들중에는 버스전용차선이 확대되면서 체감속도는 나아진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10부제 해당승용차중 98%이상이 10부제를 잘 지킨것으로 조사됐지만 날이 갈수록 위반차량이 늘어난것도 사실이다. 10부제위반 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하기 시작한 지난 2월13일(월요일) 위반차량은 1백83대에 불과했으나 한달뒤인 3월13일(월)에는 1천9백20대로 10배이상 증가했고, 다시 4월10일(월)에는 2천5백33대, 10부제가 일시해제된 노동절 다음날인 5월2일(화)에는 3천2백55대로 늘어났다.

당초 시민단체와 교통전문가들중에서는 10부제실시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구제책미비등을 들어 행정편의적 발상을 비난했으며 실제로 경기도에서 서울로 장거리 출퇴근하는 회사원·자영업자들의 경우 큰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10부제 위반차량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위해 일선 구·동직원 2천여명이 매일 단속요원으로 차출돼 본연의 일보다는 가외의 일에 매달린 것도 무계획적 행정의 사례로 지적됐다.

10부제실시 3개월여의 대체적 평가는 당초의 우려와 달리 출·퇴근시간 교통량완화에 기여하고 대중교통수단 이용증대등 바람직한 교통문화를 정착시키는데 기여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타율적이긴 하지만 교통패턴에 변화를 일으킨 10부제를 굳이 폐지할 이유가 있느냐는것이 10부제 찬성·연장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10부제가 연장될 경우 자동차 한대 더갖기등으로 교통량 감소효과가 상실되는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반대론자들의 주장도 만만찮다.

교통전문가들은 정부와 서울시가 현행 10부제의 공·과(공·과)와 여론을 광범위하게 수용, 보다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교통정책을 수립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10부제 여론조사/“계속 실시” 호응도 높아/도로소통 개선 운전자 체감효과 “그저 그렇다” 43%

승용차10부제는 실시 3개월여동안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

행정편의적 발상이란 반대소리에도 불구, 여론조사결과에서는 대부분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5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키로 한 10부제를 경험해본 사람들중에는 『장점이 큰 만큼 계속 실시하자』는 10부제 지지파들도 상당수다.

서울시가 걸프전이후 석유파동당시 공무원과 정부투자기관 종사자들을 상대로 10부제를 실시했던 지난 92년 8월 시민 1천1백9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10부제를 민간부문에까지 확대, 실시하는 것이 어떠냐」는 물음에 30.2%가 찬성, 40.3%는 현행 범위(공무원·정부투자기관 종사자)대로 하는게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10부제시행 2개월전인 지난해 12월 13·14일 서울시가 시민 6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77.2%가 「10부제의무화」에 찬성했다.

같은달 6일 한국갤럽이 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79.5%가 10부제에 찬성했으며 4일후인 10일 월드리서치가 1천명을 대상으로한 조사 역시 「적극 찬성」 52.1%, 「찬성」 33.2%등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가 10부제 실시 첫날인 지난2월3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 서울시민 7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71%가 「한시적 10부제가 교통혼잡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하는등 91.1%가 10부제를 계속 실시해야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가 같은달 시민 6백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94.4%가 10부제 한시적 운영을 잘한 일이라고 답했고, 86%가 평상시에도 필요한 교통대책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도시교통연구소(소장 박용훈·박용훈)가 2월20∼25일 자가운전자 5백명을 대상으로 10부제의 도로소통 개선효과를 물은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7.6%가 「매우 효과가 크다」고 대답한 반면 43.4%는 「그저 그렇다」, 29%는 「기대에 못미친다」고 답하는등 다른 여론조사 결과와 차이를 보였다.

◎외국의 교통통제 사례/차 구입쿼터제·주말차량제 시행­싱가포르/보험료 3배이상 올려 소유억제­홍콩/도심5부제­멕시코시티/도심통금­아테네

세계 각국의 주요도시들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폭증하는 차량으로 인한 교통체증과 매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차량통행을 제한하는 정책을 실시중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엄격한 교통통제수단을 쓰고있는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차량구입 쿼터제와 주말차량제로 차량증가를 억제하고 있다. 자동차 증가율을 3%이내로 억제키 위해 지난90년 도입된 차량쿼터제는 매월말 열리는 차량등록증취득을 위한 경매에서 차량소유 자격증을 얻어야만 차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휴일과 토요일 하오3시이후, 평일 하오7시부터 다음날 상오7시까지만 사용이 가능한 주말차량제는 교통혼잡완화를 위해 91년 도입돼 97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말차량 소유자는 1년에 5장의 일일사용 허가권을 얻어 지정시간외에 사용할 수 있으며 추가 허가권은 20싱가포르달러를 주고 사야한다.싱가포르는 이밖에 75년부터 긴급차량과 버스외 차량에 대해 도심통행을 제한하는 지역통행허가제도 실시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에 승용차10부제관련 자료를 요청해온 홍콩은 교통혼잡의 원인을 개인승용차 증가로 보고 지난 84년 차량등록세와 보험료를 3배이상 올려 차량소유를 억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92년말현재 자동차 면허소지자는 96만명인데 반해 차량대수는 40여만대인 것도 차량보유세 부과정책의 효과로 꼽힌다. 그러나 비싼 보유세에도 불구, 최근 자동차증가율이 30%를 넘자 승용차 통행제한을 검토중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분지에 위치한 멕시코시티와 그리스 아테네시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엄격한 차량통행제한을 실시중이다. 멕시코시티는 도심통행 차량에 대해 5부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리스는 도심 대기오염수치가 일정기준을 넘을 경우 2부제통행을 실시하다 최근에는 아예 차량통행을 금지시켰다.

이밖에 영국 런던과 프랑스 베상코시등은 도심 주요도로에 대해 버스 택시와 해당지역 거주자차량·특정목적용 차량·다인승차량에 대해서만 통행허가증을 발급하는 지역허가통가제를 실시중이며 영국 런던, 런콘, 레디치시와 캐나다 밴쿠버시는 다인승차량 전용도로를 운영, 긴급차량·특별면허차량·버스등 대중교통수단에 대해서만 차량통행을 허가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정진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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