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은 2차대전 유럽전승 50주년 기념일이었다. 이날을 맞아 유럽대륙에서 대대적 기념행사가 있었다. 그중 특이했던 게 모스크바에서 있은 구소련군 영웅 게오르기 주코프의 복권 및 동상제막식이었다고 한다. 주코프는 레닌그라드와 스탈린그라드공방전등을 통해 나치독일군패배를 이끈 소련의 대표적 개선장군이었다. ◆그러고보면 2차대전에서는 나라와 전역에 따라 여러명의 걸출한 전쟁영웅들이 있었다. 미국에 아이젠하워(유럽전선)와 맥아더(태평양전선), 영국에서는 몽고메리(북아프리카전선), 소련에 바로 주코프가 있었던 것이다. 독일의 로멜과 일본의 야마모토 이소로쿠(산본오십륙)등 패전국에서도 군신으로 추앙될 명장들이 있었지만 승전국 영웅들의 영광에는 비교될 수가 없었다. ◆아이젠하워는 미국의 대통령지위에까지 올랐고, 맥아더는 종전후에도 일본의 탁월한 군정통치자와 한국전때 유엔군사령관도 역임하는등 군인으로서의 명성과 함께 『노병은 죽지않고 사라질뿐』이라는 명언도 남겼다. 몽고메리도 종전후 그가 로멜휘하 독일군을 격퇴했던 전선의 지명을 딴 엘 알라멩백작서훈까지 받으며 영광의 일생을 보냈었다. 그러나 오직 주코프만은 스탈린의 질시때문에 좌절을 겪었다. ◆베를린을 함락시킨 뒤 백마를 타고 개선했던 그가 지나친 인기가 화근이 되어 흑해연안 오데사의 작은 부대로 전출되는 수모를 당했던 것. 스탈린사망후 1955년 잠시 국방장관으로 재등장했으나 2년뒤 또 당내권력투쟁에서 밀려나 혁혁한 전공조차 평가절하된 채 쓸쓸한 만년을 보냈다. 그런 주코프가 전승반세기만에 복권된 것을 보노라면 역사적 평가의 힘을 거듭 실감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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