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이후 2,000여억불 투자계약… SOC사업등 주도/21세기 중화경제권형성… 일과 아주서 주도권다툼대륙경제의 비상은 화교 기업군단의 막강한 경제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개방이후 94년까지 3천억달러를 넘어 선 외국기업의 중국 투자 계약액 중 70% 이상이 홍콩 타이완(대만)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화교자본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을 비상하는 용에 비유한다면 화교자본은 용의 입에 물린 여의주인 것이다.
상하이(상해)시 일선로의 「상해집장상마두유한공사(상해집장상마두유한공사)」는 중국 최대의 컨테이너 회사.
이 회사는 화교들의 중국투자를 선도한 주인공으로 알려진 홍콩의 재력가 리자청(이가성)의 「리자청그룹」계열기업으로 지난 93년 상하이 항무국과 56년 기한으로 합자, 상하이항구에 바오산(보산)컨테이너 전용부두 등 3개 부두를 운영하고 있다.
리자청그룹 외에 화교기업으로 홍콩의 로버트 곽, 태국의 타닌가 CP 그룹), 말레이시아의 궈허녠(곽학년), 인도네시아의 린샤오량(림소량·사림가) 그룹과 시나르 마스 그룹 등이 고속도로·유화단지·위락시설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포천이나 포브스 등 세계 유력 경제지에서 공인한 세계 굴지의 재벌들이다.
초창기 남부 연안에 머물렀던 투자지역도 북진, 또는 내륙지방으로 뻗어 광역화하고 있으며 투자대상 역시 단순한 부동산개발에서 투자회수 기간이 긴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분야로까지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내륙개발을 끌어나갈 용의 머리라는 상하이 포동건설에 리자청 그룹이 적극적으로 나섰고 용의 허리에 해당하는 후베이(호북)성의 성도 우한에는 인도네시아의 대재벌인 시나르 마스그룹이 펄프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 장쑤(강소)성 쑤저우(소주)에는 싱가포르의 케펠그룹이 중국과 합작으로 지난해부터 20년간 총 2백억달러의 외자를 유치, 미니 싱가포르를 건설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를 넓은 의미의 중국계 국가라고 간주한다면 국영기업인 케펠 역시 화교그룹이라고 볼 수 있다. 난징(남경)대학을 비롯한 전국 유명대학에서도 화교그룹이 기증한 연구소나 현대식 건물이 쉽게 눈에 띈다.
상하이시 포동신구국제교왕중심(포동신구국제교왕중심) 허삥정(하병정) 고문은 『포동개발의 투자 1위는 홍콩이며 저장(절강)성에서도 홍콩이 투자순위에서 가장 앞선다』고 말했다.
중국의 한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화교자본이 근본적으로 이익을 좇아 움직이는 자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들은 국가(중국)건설에 기여하고자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좋게 보고 있다』라고 말해 중국인들의 화교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를 대변했다.
전세계의 화교수는 약 5천만명으로 추산된다.
중국과 이들 화교들이 활동하고 있는 홍콩 타이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지를 한데 묶는 이른바 중화경제권은 2000년대 초반이면 미국의 경제력과 맞먹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최근들어 세계적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이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동남아 국가들의 국가경쟁력과 이들 국가에서 화교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평가가 자리잡고 있다.
93년도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IMD)이 발표한 개발도상국 경쟁력순위에 의하면 타이완 3위, 말레이시아 4위, 태국 7위로 평가됐고 같은 해 일본 노무라(야촌)연구소는 동남아국가에서 정부및 외국자본을 제외한 상장회사의 시가총액에서 화교의 비중이 최소 50%(필리핀)에서 최고 81%(싱가포르)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래서 앞으로 아시아경제는 결국 화인과 일본의 주도권 다툼 양상을 띠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유태인과 더불어 세계 상권의 쌍벽이라고 일컬어지는 화교들의 자본이 몰리면서 12억대륙은 날개를 활짝 펼치고 날 채비를 갖춘 것이다.<베이징·상하이=김병찬 기자>베이징·상하이=김병찬>
◎한국등서 2백억달러 외자유치/20년걸쳐 첨단공업단지 형성/자급자족 「도시국가」육성 계획
장쑤(강소)성 쑤저우(소주) 시내 동쪽 70㎢ 부지에서는 지금 최첨단복합공업단지 건설을 위한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이 사업은 싱가포르와 중국이 합작으로 20년간 전세계 기업들로부터 모두 2백억달러 규모의 자본을 유치, 이른바 「미니 싱가포르」를 건설한다는 야심찬 계획아래 이뤄지고 있다.
지난 92년 덩샤오핑(등소평)이 『싱가포르의 사회질서는 잘 관리되고 있으며 훌륭하다. 그들의 경험을 배워서 보다 앞서 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뒤 중국정부는 싱가포르와 합작사업을 물밑에서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어 93년 리관유(이광요)당시싱가포르총리의 중국방문 이후 작업이 구체화해 이 미니 싱가포르 건설사업이라는 합작사업으로 등장한 것이다.
중국측에서 쑤저우공업원구(공업원구)라고 부르는 이 복합공업공원단지 건설은 지난해 2월 중국과 싱가포르 양국간에 최종합의를 거쳐 석달뒤인 5월부터 토지정리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싱가포르는 대규모 일관 사업을 할 수 있는 공단을 조성하기위해 상하이(상해)등 선발경제개발지역을 피하고 중국국민총생산 (GN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도시중 5위안에 들어가면서 상하이 홍치아오(홍교) 국제공항에서 90거리에 위치하는등 지리적 조건이 양호한 쑤저우를 선택했다.
아직까지는 기초공사가 진행되는 단계이지만 전체 3단계 공사가 끝나 단지가 완성되는 20년후 이곳에는 싱가포르식의 도시가 만들어 진다.
즉 공원단지에는 상업 주거 녹지 체육 첨단과학기술 의료 농장 발전 등 시설과 도로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을 완비한 자급자족형 「도시국가」가 형성된다는 얘기이다. 쑤저우의 인구는 약 1백만명. 이 단지가 완공되면 60만명의 인구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중 36만명은 첨단 인력이 차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다국적 기업인 국영 케펠사가 중심이 된 싱가포르 컨소시엄과 중국 국내자본으로 구성된 쑤저우 컨소시엄이 자본금 5천만달러의 65%와 35%를 각각 출자해 만든 합자회사 CSSD(대표 림치온·림자안·케펠부회장)가 단지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관리행정은 쑤저우시장을 위원장으로 한 쑤저우공업원구관리위원회가 맡고 있다.
역시 이 사업성공의 최대관건은 외자유치이다. 관리위원회에 의하면 지난 3월말까지 미국의 의료기기 제조회사인 벡톤 디킨슨 등 세계적 기업들의 투자가 11억달러에 이르고 있고 이중 한국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99년까지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 가전제품 6백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투자기업들에 세금등 많은 특혜를 주고 있으며 지난 연말에는 이례적으로 단지내 발전소 건설에 대한 외국인 자본진출을 허용했다.
작지만 깨끗하고 철저한 관리행정아래 유지되는 싱가포르. 거대하지만 청결문화와 효율적 조직관리에 익숙지 못하고 발전 기반시설이 미비한 중국. 쑤저우에서 이질적인 두 나라의 결합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다만 이미 80년대부터 도시국가경제의 한계를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는 싱가포르와 싱가포르의 고도성장 소프트웨어를 받아들이려는 중국의 의도가 서로 맞아 떨어진 결과가 바로 이 미니 싱가포르 건설사업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쑤저우(장쑤성)=김병찬 기자>쑤저우(장쑤성)=김병찬>
◇중국 기동취재반
이병규 (정치2부 차장)
송대수 (베이징 특파원)
하종오 (사회2부 기자)
김병찬 (문화1부 기자)
김삼우 (체육부 기자)
이동국 (정치1부 기자)
김병주 (경제2부 기자)
김혁 (전국부 기자)
장학만 (사회1부 기자)
김건수 (사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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