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색 선거공약까지 개발 폭넓은 지지 창출/20년이상 「시라크맨」… UR등 지휘 “협상명수”알랭 쥐페(49)외무장관은 자크 시라크 파리시장을 프랑스의 22대 대통령으로 만든 1등 공신이다. 쥐페가 없었다면 시라크는 대권 3수마저 실패, 정계의 막후에 들어앉았을 지도 모른다.
그는 시라크만을 20년 이상 섬긴 충신이다. 발라뒤르 총리의 인기가 높아 당선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을 때 같은 공화국연합(RPR)의 많은 각료들은 당수인 시라크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러나 쥐페는 눈을 돌리지 않고 「시라크 대통령 만들기」에 착수했다.
시라크가 작년 11월 대권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수직을 넘겨받은 쥐페는 시라크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시키고 보수우파적 이념을 현실에 적응시키는데 노력했다. 농민, 노동자와 대화하는 시라크, 사회주의 색채를 띠기까지한 진보적 선거공약은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이른바 「새로운 시라크」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는 총리직에 기용될 것이 확실하나 차기인 2002년을 위해 이번 총리직을 양보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2년간 프랑스 외교의 사령탑으로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을 프랑스에 유리하게 타결짓고 유럽통합과 보스니아문제를 원활하게 다뤄나가는등 협상의 명수이다.
미테랑대통령도 그를 평가했고 더글러스 허드 영외무장관은 그를 스타라고 불렀다. 벗겨진 머리에 신사풍모의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수재 정치인이다. 그가 졸업한 국립행정학교(ENA)에는 그의 명석함에 관한 일화가 많다.
프랑스 언론들은 벌써부터 시라크의 후계자로 쥐페를 주목한다.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침체된 사회분위기를 일신해야 하는 어려운 과업을 안고 있는 시라크와 국민의 허니문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고 이때문에 그의 후계자인 쥐페의 부상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라크가 대통령에 취임도 하기전 쥐페는 이미 엘리제궁에 한발 가까이 가 있다.<파리=한기봉 특파원>파리=한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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