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광장 군사퍼레이드 절정/옐친 “평화위해 하나로 뭉치자”【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 2차대전 승전 50주년 기념식이 9일 상오 9시(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과 빌 클린턴미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프랑스대통령등 세계 50여개 국가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거행됐다.
옐친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50년전 파시즘을 물리친 연합국 대표들이 이 자리에 모여 당시의 고통과 승리를 상기하게 됐다』며 『후손들에게 이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레닌묘 위의 사열대에는 옐친대통령 체르노미르딘총리등 러시아 지도자들만 올라갔으며 클린턴대통령등 초청내빈들은 사열대 밑의 참관석에서 기념식을 지켜봤다.
○…이날 행사는 붉은 광장에서 진행된 군사퍼레이드로 절정을 이뤘는데 특히 2차대전에 참가했던 러시아 퇴역 노병 5천여명이 힘든 몸으로 행진할 때는 참가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또 나치군의 침공으로 희생된 2천6백60만명의 무고한 러시아 국민들의 넋을 기리는 새 박물관이 기념식에 때맞춰 개관됐다.
그러나 붉은 광장의 군사퍼레이드에는 러시아군의 체첸침공에 대한 항의표시인듯 미·영·불·독의 정상이 모두 불참했는데 소식통들은 체첸사태로 이번 행사가 다소 빛이 바랜 느낌이라고 전했다.
○…옐친대통령은 축제분위기에 다소 흥분한듯 크렘린광장서 연설 도중 자주 톤을 높여가며 『2차대전의 가장 큰 교훈은 「연합국」의 승리』라고 치하했으나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확대 움직임을 의식한듯 『재통합이라는 명분아래 새로운 갈등을 야기해서는 안되며 전세계는 오직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만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념식후 옐친러시아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클린턴대통령은 안드레이 코지레프러시아 외무장관과 농담을 나누는등 시종 일관 특유의 쾌활하고 낙천적인 모습을 보였다.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은 8일 2차대전 승전기념행사 참석차 모스크바를 방문한 장쩌민(강택민)중국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동반자관계 구축 의사를 표명하는등 다각적인 정상외교 활동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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