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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에 가시다니 이 불효 어찌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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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에 가시다니 이 불효 어찌합니까…”

입력
199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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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과 별거 폐품수집 혼자살던 70대 할머니/손수레끌다 윤화사… 두아들 통곡의 어버이날『혼자 사시게 한 죄도 큰데 그렇게 비명에 가시게 했으니 이 불효를 어떻게 씻어야 합니까』

어버이날인 8일 상오 서울 고려병원 영안실에서 한 50대 남자가 땅을 치며 통곡하고 있었다. 영정 속의 노모는 물끄러미 아들을 내려다 볼 뿐 아무 표정도 없어보였다.

아들 형제가 있는데도 혼자 폐품수집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황효선(72·종로구 구기동)씨는 7일 하오 9시15분께 서울 종로구 구기동 국민은행 앞길에서 폐품 손수레를 끌고 차도를 건너다 승용차에 치인 뒤 반대편에서 오던 승용차에 또 부딪쳐 그 자리에서 숨졌다. 백내장을 앓아 눈이 어두운 황씨는 손수레 끌기에 힘이 부쳐 빨리 길을 건너지 못해 참변을 당했다.

5년전 남편과 사별한 황씨는 1년전까지 작은아들(50·대학 방호원)집에서 살았으나 아들이 아파트로 이사가자 『아파트가 싫다』며 혼자 살기를 고집, 수십년 토박이로 살던 구기동에 2평짜리 사글세방을 얻어 생활했다.

황씨는 20여년전 시작한 폐품수집을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했으며 폐품을 모아 번 돈과 노동일을 하는 큰아들(53)과 작은아들이 보내주는 약간의 돈으로 생활해왔다.<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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